고려인(옛소련 거주 한인)들의 러시아 이주 1백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러시아와 남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치러진다.
재러 고려인협회는 12일 모스크바 시내 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0월에 걸쳐 모스크바를 비롯해 고려인 밀집 거주 지역인 러시아 내 10여개 도시에서 고려인 이주 기념행사가 성대히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러시아 정부도 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 차원의 준비위원회를 조직, 이번 행사를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 밖에 한국과 북한 정부도 기념행사에 문화공연단을 파견하는 등 공동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실리 고려인협회 회장은 "러시아 정부가 소수민족 행사를 이처럼 대규모로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러시아 내에서 고려인들이 차지하는 위치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기념 행사가 열리는 각 도시에서는 학술제.영화제.전시회.노래자랑 등 각종 문화행사와 체육대회 등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한.북한.러시아 등이 함께 참여하는 축구대회와 서울~평양~모스크바 노선을 달리는 자동차경주대회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관련 국가에 이 문제를 협의하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