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강문화>6.녹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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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보사부.공진청.소비자보호원등 6개 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실무소위원회는 시판되고 있는 17종 녹즙기 전부가 무해하다고 최근판정한 바 있다.그 판정의 주역인 공진청은 녹즙이 음용수기준처럼 개별금속 함유량을 정한 품목에 분류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식품공전상의 일반식품으로 분류했다.
2년전 낙동강 페놀사건과 올해 초 낙동강 중금속사건은 이를테면 쌀알 천만개 중 3알쯤에 중금속이 묻었다는 것이다.녹즙을 검사한 기준은 정확한 단위 비교는 아니지만 1천만개 쌀알중 5백개 정도의 알갱이에 크롬 같은 중금속이 묻었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이다.물에는 니켈.크롬이 1천만분의 5만 있어도 안되고녹즙은 1천만분의 5백이 있어도 무해하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 셈이다.
이것은 똑같이 액체로 입에 들어가더라도 물이나 과즙과는 달리녹즙속의 중금속은 인체내에서의 유해성이 아주 낮다는 결론이다.
이것은 물은 그 자체에 중금속을 몸밖으로 내보내는 배출물질이없어 물에 함유된 중금속이 간이나 혈액.뼈.콩팥에 쉽게 축적될수 있으나 음식물의 경우에는 타닌이나 섬유질이 중금속을 흡수해서 체외로 내보낼 수 있어 체내축적률이 상대적 으로 낮아질 수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녹즙은 식물의 섬유질을 제외한 알속만 먹기 때문에 섬유질 함유율이 극히 낮다.
신선초나 어성초 같은 녹즙재료 안에는 쿠어세틴과 데카노일-아세트알데히드란 이뇨성 항균제 작용물질이 있다.포도상구균에 대해서는 설파제보다도 강력하며 대장균.티푸스균.파라티푸스균.이질균.임질균.사상균.백선균에 억균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때로는 항암치료제로 쓰여지는데 한편 늘 복용하는 경우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체내면역능력이 저하되고 항생제성분에 대한 내성이 생겨 사소한 질환에도 위험에이를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약도 되고 해도 되는 녹즙을 모든 시민들이 건강에 좋다는 비의약적 편견을 따라 매일 밥이나 물보다도 더 열심히 마신다는 점이다.
약초 녹즙은 돌이나 나무절구로 찧어 천으로 짜서 만들면 녹즙성질의 변질이 비교적 적지만 녹즙기가 낸 녹즙은 녹즙기의 금속에서 나오는 이온의 특성상 변질이 염려된다.나뭇잎을 쇠가위로 도려낸 것과 나무가위로 도려낸 것을 비교해 보거나 실제로 녹즙기 녹즙과 절구로 찧은 녹즙을 유리잔에 넣고 공기중에서 이틀간만 시험해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신선초 같은 약초는 녹즙 섬유질속에 알즙만 뽑은 것이기 때문에 유해성분과 중금속의 체외배출률이 아주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녹즙은 종류가 다양하고 성격이 특이하기 때문에 식품공전상 기준이 하나의 독립적인 항목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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