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의 박성화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21일 바레인전이 끝난 후 박 감독은 “아직 와일드카드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팀워크나 위계질서 같은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 같은 선수가 합류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박지성의 발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지성은 9월 추석 연휴기간에 정몽준 축구협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팀이 허락한다면 올림픽에 출전해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올림픽에는 23세 이하만 출전하지만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를 3명까지 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간단치 않다. 아무리 박지성이 원한다 해도 소속팀인 맨U가 차출을 거부할 경우에는 참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4년 올림픽팀을 이끌었던 김호곤 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아테네 올림픽 때 박지성(당시 23세)은 와일드카드도 아니었지만 소속팀(PSV 에인트호번)의 반대로 뛰지 못했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가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아테네 올림픽 때도 수비수 유상철과 미드필더 정경호가 와일드카드로 뛰었지만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은 대부분 군필이거나 면제를 받아 ‘올림픽 메달을 따 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현실적인 절박함이 없다. 나이와 경험도 올림픽팀 선수들과 차이가 커 팀이 화합을 이루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박성화호에는 각 포지션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김대길 KBS SKY 해설위원은 “게임을 리드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보니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목표로 하고 있는 올림픽 8강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중앙 미드필드나 측면에서 박지성처럼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