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연 장기 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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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 배아(胚芽)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 (본지 2월 12일자 1면)이 12일 세계 언론들에도 주요 뉴스로 소개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12일 인터넷판 머리기사로 올린 '인간 배아 줄기세포가 한국에서 복제되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상세하게 전한 뒤 "이는 (난치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포스트는 그러나 "이 연구는 복제 아기 출생을 한걸음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 역시 인터넷판에서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하지 못한 로버트 란자 박사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이제 요리책에 씌어진 것처럼 공개된 (복제)방법을 갖게 됐다"며 한국 과학자들의 연구를 '획기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반면 생명윤리에 관한 대통령 자문위원장 레온 카스 박사는 e-메일 인터뷰에서 "인간 복제를 전면 금지하는 연방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한국의) 과학자들이 가장 진보된 인간 배아 복제를 일궈냈다"고 보도했다. 케임브리지대의 로저 피더슨 교수는 "환자의 면역시스템에 딱 들어맞는 이식용 조직을 만드는 기술을 한 단계 더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과학기술부는 이날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동에서 공식 회견을 열고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인간 난자를 이용한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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