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A열풍…올해 예약분만 35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뉴욕 블룸버그=연합] 컴캐스트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M&A 열풍이 고조되고 있다.

올 들어 진행 중인 M&A는 모두 35건으로 아직 지난해(96건)보다 건수는 뒤지지만 인수 제안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올 들어서만 모두 1천5백43억달러에 달해 이미 지난해 실적(9백87억달러)을 크게 앞서고 있다. 올 들어 굵직한 M&A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초대형 M&A 사례였던 JP모건체이스의 뱅크원 인수도 금액(5백50억달러)에서 컴캐스트-디즈니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시장의 관심이 되고 있는 적대적 M&A 시도로는 미국의 이동통신업체 AT&T와 이어리스를 인수하기 위한 넥스텔 커뮤니케이션스.보다폰 그룹.NTT 도코모의 3파전을 들 수 있다. 지난해 동종업체 피플소프트 인수에 뛰어든 소프트웨어회사 오라클 역시 올 들어 인수 제안금액을 94억달러로 높인 상태다.

뉴욕의 법률자문회사 설리번 앤드 크롬웰의 프랭크 아킬라 기업 인수담당 파트너 변호사는 "달러 기준으로 따지면 현재 진행되는 적대적 M&A 규모는 사상 최대"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적대적 M&A 사례는 1999년 보다폰 그룹의 만네스만사(社) 인수였고, 인수 금액은 1천8백50억달러였다.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은 올해가 M&A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가는 안정됐으며 초저금리로 금융비용은 감소했다. 게다가 기업들이 경기침체 시기에 감원 등으로 재무제표의 건전성을 높였다는 점도 M&A의 유인이 되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의 대형 M&A는 과거처럼 덩치를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M&A를 발표하는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합병의 주된 동기로 제시해 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