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영웅 마라톤 황영조 단거리 만수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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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히로시마의 영웅들」-.
조국의 명예를 걸고 히로시마를 수놓은 7천여명의 아시아 건각들.무수한 기록과 갖가지 화제를 뿌리면서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친 선수들이 거둔 알찬 결실들은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31억 아시아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 이다.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타로는 단연 황영조(黃永祚.코오롱)가 손꼽힌다. 黃은 한.일간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로 전아시아인의 비상한 관심속에 펼쳐진 마라톤 레이스에서 무더운 날씨(섭씨 28도),컨디션 난조,일본선수들의 견제등 3중고를 딛고 우승해「아시아 최고의 마라토너」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장거리의 영웅이 황영조라면 단거리의 영웅은 단연 탈랄 만수르(30.카타르)다.
아시아최고기록(10초14)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최고의 스프린터」답게 남자 2백m 우승에 이어 남자 1백m 3연패(86서울.90베이징)의 위업을 달성,건재를 과시했다.육상에서 3회연속 정상에 오른 것은 6회부터 10회대회까지 남자 투해머를5연패한 일본의 무로후시 시게노부 이후 처음이며 트랙경기로는 사상 첫 3연패라는 깨지기 힘든 대기록을 남겼다.
수영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아시아수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중국수영의 간판 뤼빈(呂彬.17)도 대회를 빛낸 아시아의 스타로 빼놓을 수 없다.1m75㎝의 거구인 뤼빈은 여자개인혼영 2백m 결승에서 2분11초57의 세계기록으로 우 승한 것을 비롯,자유형 50m.2백m,혼계영 4백m등을 휩쓸며 4관왕에 올라 「수영 중국」의 선봉장 몫을 톡톡히 해냈다.
세계신기록에 관한한 여자역도 46㎏급에서 9개의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관훙(關虹.20)이 단연 최고의 기록제조기로 손꼽힌다. 관훙은 인상과 용상.합계에서 각각 세차례의 세계신기록을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권총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중국의 판샤오핑(23.范小平)또한 빼놓을 수 없다.范은 아시아가 세계정상을 달리고 있는 여자권총에서 동료 리두이훙(李對紅)과 94세계챔피언 부순희(夫順姬)를 제치고 공기권총.스포츠권총 개인.단체전을 휩쓸며 4관왕에 올라 대회 최대의 파란을 연출했다.
아시아 여자체조의 신데렐라 모후이란(募慧蘭.15)역시 세계정상을 노리고 있는 아시아 정상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1m31㎝.29㎏의 깜찍한 외모로 동양적인 미를 과시하며 여자개인 종목 4개와 단체전 우승으로 5관왕을 차지,이번대회 다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이밖에 사격 남자 소구경3자세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른 월드스타 이은철(李垠澈.한국통신),여자배드민턴에서 세계최강 인도네시아를 꺾고 단체.개인 2관왕이 된 방수현(方銖賢),중국탁구대표 출신으로 일본에 귀화해 세계랭킹 1,2위인 중국의 차오훙(喬紅).덩야핑(鄧亞萍)을 꺾고 정상에 오른 고야마 지레(小山智麗.30),일본의 두터운 벽을 허물고 여자볼링 2관왕을 차지한 한국의 김숙영(金淑泳.이화여대)등도 히로시마무대를 수놓은 스타들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히 로시마=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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