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생 작곡가의 ‘전쟁진혼곡’ 김솔봉씨 25일 서울서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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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미디어 그룹 베텔스만은 뉴욕에서 활동하던 작곡가 김솔봉(26·사진)씨에게 영아티스트 작곡부문 최우수상을 줬다. 그가 열여섯살 때 작곡했던 곡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서울예고 재학 중 미국으로 떠나 줄리아드 예비학교, 커티스 음악원을 나온 김씨는 5년전부터 뉴욕주 하트윅 컬리지에서 작곡을 강의하며 뮤지컬 음악과 영화 제작 쪽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내년 뉴욕에 문을 여는 아트센터 ‘덤보 스페이스(Dumbo Space)’에서는 음악 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김씨의 활발한 활동에 대한 국내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가 작곡한 ‘고담 룹스(Gotham Loops)’는 올해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서 군포 프라임필의 연주로 소개돼 주목받았다.

 그런 그가 새로 쓴 대작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2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사랑과 영혼의 노래’ 무대다. 이 무대에서 그는 자신이 쓴 곡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길다’는 ‘전쟁 진혼곡’을 들려준다.

 “1981년생인 제게 전쟁에 대한 기억은 민방위 훈련 사이렌 소리 뿐이었습니다. 직접 겪지 않았지만 전쟁와 희생에 관한 생각은 항상 마음 속에 있었죠. 전쟁 희생자를 위한 어떤 ‘의식’을 치러주지 않으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240명의 합창단, 독창자 4명이 1시간 동안 연주하는 진혼곡에 도전한다. 이번 무대는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것이 다 들어있다”고 말한 김씨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기회다. 02-734-4981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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