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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이포아 대만 천징 중국 여자탁구 집안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아시안게임의 여자탁구가 아시아촌 각지에 흩어져있던 중국계 구냥(姑娘)들이 서로 모여 치고받는 집안싸움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한국의 3H(玄靜和.洪次玉.洪順化)가 은퇴하고 북한이 불참한 공백을 과거 아시아 각국으로 수출됐던 중국계가 메워 12일부터 시작되는 여자단식의 경우 8개 시드를 중국계가 독식하고 말았다.1,2번 시드는 현재 세계랭킹 1,2위인 중국의 덩야핑(鄧亞萍.21)과 차오훙(喬紅.26)이 차지,본가식구로서의 체면을 지켰지만 여타 3~8번 시드에 포진한 이들 해외파의 실력이 결코 만만찮아 친정을 위협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특히 이들 해외파중엔 중국에서 망명한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대만 천징(陳靜.26)이나 정실인사에 의한 대표팀 탈락의 恨을 품고 일본으로 건너온 8 7년 세계챔피언 허즈리(何智麗.30)등이 일전을 벼르고있어 팽팽한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테이블 복귀 1년여만에 세계7위에 오른 왼손드라이브의 천징은93세계선수권서 당시 중국랭킹 3위인 가오쥔(高軍)을 완파,중국대표팀의 분노를 자아냈던 인물로 이번대회서 4번시드를 받았다. 또 일본인으로 귀화,고야마 지레로 이름까지 바꾼 허즈리는 지난해 일본선수권을 제패하며 실력을 과시,천징에 이어 중국팀의경계대상 제2호로 5번시드를 차지.
한편 홍콩탁구의 쌍두마차인 세계5위 차이포아(28.3번시드)와 22위 찬탄루이(25.6번시드)등이 과거 중국팀만 만나면 느슨한 플레이를 펼치던 관행에서 탈피,사력을 다해 자신들의 위상찾기에 나선데다 싱가포르에선 지난해 세계선수권서 鄧을 예선탈락시켰던 화제의 장본인 징준홍(井浚泓.26.7번시드)등이 출전,불꽃튀는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때문에 중국의 차이전화(蔡振華)코치의 경우 중국기자들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대회의 7개종목중 우승이 힘든 2개종목을꼽았는데 바로 그 두개가 여자단식과 남자복식이었다.
아마추어 팬들이야 작은 마녀 鄧이 있는데 무슨 이야기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릴지 모르나 중국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들「해외병단(海外兵團)」을 격퇴시키기 위해 중국탁구협회 친즈펑(秦志鋒)부회장을 팀장으로 특별 연구소조를 구성했 을만큼 문제가간단치 않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이라도 하듯 鄧은 지난8일 홍콩과의 단체전결승서 세계22위를 마크하고 있는 찬탄루이에게 그만 2-1로 패해 충격을 안겼다.
91지바세계선수권과 92바르셀로나올림픽 단식 타이틀을 거푸 따냈던 핑퐁마녀 鄧이 지난 4년여간 각종 국제대회 단식에서 패하기는 단체전에서의 경기를 포함,이로써 3번째다.
91지바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코리아팀(남북한 단일팀)과의 경기서 유순복에게 한차례 패했을뿐 무적행진을 계속하다 93년 세계대회서 징준홍에게 패한뒤 홍콩의 찬탄루이에게마저 져 이젠 좀처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한편 맨 마지막 8번시드는 역시 중국에서 건너와 대만에서 선수생활 을 하고있는쉬징(徐兢.26)이 꿰어차 단식에 출전하는 유지혜(柳智惠)와 김무교(金戊校)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진운에 놓였다.
[히로시마=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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