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장마다 '추억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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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졸업철을 맞아 일부 초.중.고교가 이색 졸업식을 잇따라 열고 있다.

지난 10일 충남 금산군 복수면 복수중학교 졸업식장. 교복 대신 주황색 가운을 입은 졸업생 23명이 부모의 손을 잡고 한명씩 단상에 올라 교장선생님에게서 졸업장을 받는 사이 식장 한쪽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가로, 세로 각 1.5m)에서는 졸업생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영상물이 상영됐다.

일종의 '화상 앨범'인 이 영상물은 이 학교 '정보' 과목 담당 정온정(45.여) 교사가 졸업생들이 지난 3년간 수학여행.체육대회.축제 등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본인들 몰래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김순구 교장은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뿌리는 등 졸업식장의 그릇된 풍습을 없애기 위해 학교 예산으로 1인당 3만8천원씩 들여 가운을 맞췄다"고 말했다.

충북 옥천군 증약초등학교는 오는 19일 졸업식에서 일제시대 때 졸업한 1회(44년)와 2회(45년) 졸업생 72명 중 소재가 파악된 15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줄 예정이다.

충주시 충주고등학교는 10일 열린 졸업식에서 김세영(61) 교장이 장규진(71) 전 동원증권 사장에게 명예 졸업장을 전달했다.

장씨는 1951년 당시 현재의 고교 2학년에 해당하는 충주중학교 5학년 과정을 마친 뒤 이 학교 3학년에 편입했으나 곧 바로 학도병으로 입대하는 바람에 졸업을 하지 못했다.

영동군 양산초등학교와 청원군 내곡초등학교는 각각 17일과 18일 열릴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20년 후의 자신들의 꿈을 종이에 적어 발표토록 한 뒤 종이들을 모아 타임캡슐을 제작한다.

청주시 내덕초등교도 오는 18일 졸업식에서 교과서와 앨범.학용품 등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물품및 앞으로 15년 뒤 자신들의 희망을 적은 글을 넣은 타임캡슐을 교정에 묻고 제막식을 갖는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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