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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 패권 잡아라" 미·중·인도 군비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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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인도양 패권을 노리는 미국과 중국.인도의 해군력 증강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3분의 2, 컨테이너 화물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도양 항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인도는 자체 해군력 강화와 함께 이웃 나라들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합종연횡(合從連衡)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인도가 해군 전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라만 수단 인도 참모차장은 "앞으로 5년 안에 벵골만에 항공모함 1척을 배치하고, 32대의 군함과 6대의 잠수함을 새로 투입해 인도양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신규 투입되는 군함과 잠수함의 절반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벵골만에 배치된다. 인도는 또 최신예 러시아제 수호이-30기 36대도 이 지역으로 이동시켜 인도양 전력을 증강했다. 수단 참모차장은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석유 운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양의 해군 전력을 강화하고 있어 우리도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으로 3척의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잠수함을 대대적으로 늘려 대양 해군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맞물려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 인근의 과다르에 항만을 건설했고, 미얀마령 코코섬에는 해군 감청기지와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지는 서쪽으로 벵골만 인도 해군을, 동쪽으로 믈라카 해협에서 인도양으로 빠져나가는 수로를 감시한다. 몰디브와 세일셸군도 등에도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주변국과의 군사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 4개국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은 8월 9~17일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에서 '평화 임무 2007'이란 이름으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제도에 제5함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은 중국의 인도양 진출에 거북해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발이 묶여 이 지역에서 해군력을 증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대신 이웃 나라와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호주.인도.싱가포르를 끌어들여 9월 4~9일 벵골만에서 '말리바 2007'이란 작전명으로 해상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인도가 미.일.호주의 합동 군사훈련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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