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외국인 한글 백일장 장원 메토디에바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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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내 마음에 길이 하나/항상 혼자 있다./봄이 오고 가을 돼도/누굴 기다린다./바람 불고 비가 와도/혼자 왜 있는지/나그네야 그냥 가고/물어보지 마라.겨울 오고 다른 길이/더러워질 때에는/나그네야 그때와서/마음 길을 봐라./밤에 눈이 펑펑오지/하얀 나의 길에./발자국이 전혀 없지/나의 마음 길에.』 한글날 기념 제3회 외국인 한글 백일장(7일 덕수궁.주최 연세대한국어학당)에서 34개국 6백명중 장원을 차지한 불가리아 스베틀라냐 메토디에바양(24.경희대 국문과 1년.사진)의「길」이란제목의 시 전문이다.작년 3월 한국에 와 경희대 부설 한국어학원에서 배운 1년의 어학과정이 한글 공부의 전부라는 그녀는 한국어는 발음이 어렵다고 했다.
『한글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과연 세종대왕은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글을 갖고있는 한국민은 긍지를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그녀는 한국에오기 전 까지는 한글을 전혀 몰랐다며『불가리아에서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한국말」로 포부를 밝혔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시인은 金素月.일기도 가끔씩은 한글로 쓴다는 그녀는『이틀전에 처음으로 한글로 시를 써 봤는데 역시 시는 어느나라 말로 쓰나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국친구들과 함께 노래방.호프집도 자주 찾는다는 그녀는『상금 60만원도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쓸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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