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떠나가던 가을이 멈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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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디지털 카메라’라고 하면 그동안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콤팩트 카메라를 연상했다. 커다란 몸체에 렌즈를 바꾸는 방식은 필름카메라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카메라도 렌즈교환식(DSLR)이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원래 렌즈교환식 필름카메라는 수백만원대의 고가 카메라다. 디지털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주로 쓰는 기존 필름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갖춘 풀프레임 카메라는 500만원대 이상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미지센서가 풀프레임의 절반 크기인 렌즈교환식도 쓸 만하다. 실제로 최근엔 100만~200만원대인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가 많이 나오면서 DSLR시장이 점차 대중화하고 있다.

◆풀프레임 카메라=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대신 이미지센서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준다. 이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작을수록 카메라와 렌즈 크기도 작게 만들 수 있다. 콤팩트형 디지털 카메라는 새끼손톱만 한 이미지센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만들 수 있지만 화질은 별로 좋지 않다. 이미지센서가 커지면 본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이미지센서를 ‘풀프레임’이라고 한다. 크기가 필름과 같은 35㎜짜리다. 지금까지는 캐논만 풀프레임 본체를 만들었다. 그러다 이달 말부터 니콘도 풀프레임을 내놓기로 했다. 새로 나올 카메라는 1200만 화소의 ‘D3’ 모델이다. 자동으로 초점을 잡는 속도가 빠르고 초당 최고 9장을 찍을 수 있을 만큼 연사 능력도 좋다. 예상 판매가격이 500만원 안팎이다. 니콘은 16,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소비자 체험 행사인 ‘디지털 라이브 쇼 2007’을 연다. 직접 만져 보고 선택하라는 것이다. 니콘이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이런 행사를 여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캐논코리아도 이달 말 일명 ‘원두막’이라는 1D 시리즈의 최신형인 ‘EOS 1Ds Mark Ⅲ’를 내놓는다. 2000만 화소급으로 니콘의 D3보다 200만~300만원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캐논 EOS 1Ds MarkⅢ, 니콘 D3, 파나소닉 루믹스 L10 , 올림푸스 E3.

◆중가 제품=이미지센서 면적이 35㎜ 필름의 절반 정도로 가격을 대폭 낮춘 중가 제품도 많이 나왔다. 가격은 대개 100만~200만원대다. 니콘이 D3와 함께 선보이는 D300은 1200만 화소에 100장을 연속으로 찍을 수 있는 고속 촬영 능력을 갖췄다.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 제품보다 30만~50만원 비쌀 전망이다.

캐논이 올 8월 선보인 40D는 1000만 화소에 라이브뷰와 자동 먼지털이 기능을 갖췄다. 원래 DSLR은 렌즈로 들어온 빛을 뷰파인더로 보는 형식이기 때문에 LCD를 보면서 촬영할 수 없다. 라이브뷰 기능은 LCD용 이미지센서를 별도로 부착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먼지털이는 렌즈를 교환할 때 외부에서 들어온 먼지가 이미지센서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130만원 전후. 미놀타 렌즈를 쓸 수 있는 비슷한 가격대의 소니 ‘알파 700’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후발 주자인 올림푸스는 이달 말 E3를 내놓는다. 1000만 화소급의 이 제품은 초당 다섯 장 고속 연사 기능에 최고 8000분의 1초 고속셔터와 손떨림 방지, 먼지 제거, 습기 방지 기능을 갖췄다. 5일부터 12~60㎜(필름카메라 24~120㎜ 상당) 렌즈를 포함해 170만원에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닷새 만에 예상했던 물량 400대의 1.5배가 팔리는 인기를 끌었다.

콤팩트 디카만 출시했던 파나소닉도 최근 첫 DSLR인 ‘루믹스 L10’을 선보였다. 라이브뷰·자동먼지털이 기능을 모두 갖췄다. 14∼50㎜(필름카메라 28~100㎜ 상당) 라이카 렌즈를 포함해 150만원.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이미지센서 면적이 풀프레임의 4분의 1 정도인 ‘포서드(4/3)’ 규격을 채택해 서로 상대방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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