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V3社 폭력.불륜 몰아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지존파」사건등 최근 잇따른 패륜적 폭력범죄에 대해 사회전반의 자성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3사가 폭력.불륜등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에 대거 메스를 가하는 등「TV정화」바람이 불고 있다.
KBS는 30일 그간 모방범죄의 우려를 낳았던『사건 25시』와 남편의 외도를 다룬 아침드라마『창밖에 부는 바람』을 전격 폐지키로 하고 10일부터 인간존중 풍토를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우리사회 이대로 좋은가」를 저녁종합뉴스 종료직후 방영키로 결정했다. MBC도 30일 PD회의를 소집,그간 폭력장면이 상당수 포함될 수밖에 없었던『경찰청사람들』과『오변호사 배변호사』에대해 폐지에서 포맷개편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MBC는 특히 이 두 프로그램에 대해 최종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강력범죄 장면은 일절 방영하지 않는 대신 사기나 절도에만 국한해 내용을 꾸미기로 했다.가정주부(김미숙)의 불륜을 소재로한 새 아침드라마『혼자 눈뜨는 아침』도 제목만 그대로 둔 채 내용을 전면 뜯어고치기로 했다.
MBC는 이와함께 국제화 캠페인 프로그램이었던『세계인이 됩시다』를 가칭『자 이제는』식의 도덕성회복 프로그램으로 전환키로 했다. 최근『작별』의 식칼 등장 장면으로 방송위로부터 5일 연출자소환명령을 받은 SBS도 2일 방송예정이던『박봉숙변호사』의「피고인 박봉숙」편을 예비로 제작해 둔「사랑의 함정」편으로 즉각 대체했다.
범죄자가 여자변호사를 납치하는 장면이 자칫 최근의 「지존파」사건을 연상시킬 우려가 지적됐기 때문.특히『작별』『사랑은 없다』의 비속어 남용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SBS는 향후 방송예정인모든 프로그램을 철저히 사전점검키로 하는등「집안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방송3사의 이같은 자정바람은 무차별적인 전파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TV의 폭력.선정성에 대한 그간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러나 그간 폭력.불륜등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여론에도 불구,시청률을 우선시해왔던 방 송이「지존파」「온보현」등의 엽기적사건과 TV폭력에 대해 총리등 정치권의 언급이 있고서야 뒤늦게 가지치기에 나선 점은 다소 유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崔勳.姜贊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