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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열우당 아니죠~도로민주당 맞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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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와 오충일 대표, 민주당 이인제 대선 후보와 박상천 대표가 12일 함께 만나 합당과 후보 단일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당명을 ‘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었던 범여권이 4년 2개월 만에 ‘헤쳐모여식’으로 뭉친 셈이다. 대선 한 달여를 남긴 시점에서 민주당으로의 회귀다. 불과 두 달 전 당명을 두고 한바탕 전쟁을 치렀던 민주신당과 민주당이다.

◇당명 희화화=이를 두고 인터넷에선 개그맨 변기수식 유머가 나돌고 있다. 바로 “도로열우당 아니죠~ 도로민주당 맞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당시 네티즌 사이에서는 “도로열린우리당이 아니냐”며 신당 측에 냉소적인 태도가 다수였다.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서 열린우리당을 검색하면 대통합민주신당이 상단에 링크돼 있었다.

또 당명을 두고 신당을 비꼬았던 ‘우린절대열린우리당이아니당(黨)’의 2탄격인 ‘우린절대민주당이아니당(黨)’도 등장했다. 이 외에도 “정치적 이산가족 상봉” “당명 가지고 싸울 땐 언제고 아군인 척 하나” 등의 댓글은 신당과 민주당의 뿌리가 같음을 의식한 네티즌의 지적이다.

◇민주당 어떻게 돌아왔나=12일 합당한 민주신당과 민주당은 2003년 당시 ‘열린우리당 창당파’ ‘기존당 사수파’ 등으로 양분돼 갈등하던 당사자들이 대거 포함된 정당이다. 2003년 4월 당시 정동영 새천년민주당 의원 등 18명은 정치개혁 대의를 내걸고 당을 나갔고 그 해 11월 의석수 47석의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듬해 4월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 속 152석(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며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이후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탈당ㆍ창당ㆍ합당이 이어졌다. 김한길 의원 등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후 지난 5월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해 세 갈래로 나뉘기도 했다. 이후 8월 열린우리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합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고, ‘100년 정당’을 주장했던 열린우리당은 해산했다.

◇“시인합니다”=‘도로민주당’에 대해 신당 최재천 대변인은 “시인한다”고 밝혔다. 11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한 최 대변인은 “그런 비판들은 당연히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 물론 잘못도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창당정신 자체를 되돌릴 순 없다”며 “신당 창당 때도 비판이 많았지만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미처 해내지 못했던 민생과 구체적인 경제 등 천착을 계속해 나간다면 이런 비난은 점차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경선후보였던 조순형 의원 등과 신당의 친노세력의 합당 반대가 이어지고 있어 민주당으로의 합당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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