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잃어버린 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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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생물의 진화(進化)를 밝히기 위해선 생물群 사이의 유연(類緣)관계를 입증(立證)할 화석(化石)이 있어야 한다.그렇지 않을경우 생물의 계통도(系統圖)를 만들기 어렵다.
생물중에는 이론상 진화계열의 중간에 해당하는 종류가 존재했을것으로 추정되는데도 그 화석은 발견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예를들어 어류와 양서류 또는 양서류와 파충류(爬蟲類)의 중간인 견두류(堅頭類),조류와 파충류의 중간인 날개달린 파충류,즉 원시조(原始鳥)의 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람의 경우도 그렇다.인류는 유인원(類人猿)으로부터 원인(猿人)을 거쳐 현생인류(現生人類)로 진화했다는 것이 정설(定說)로 돼 있으나 유인원과 원인 사이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실정이다.이같은 갭을 진화학에선「잃어버린 고리」(mi ssing link)라고 부른다.
최근의 유전자및 화석의 형태학적 연구는 인류의 기원(起源)을지금으로부터 약 5백만년전으로 잡고 있다.이 때가 원숭이와 사람이 나뉘는 분기점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이같은 과정을 증명할 증거,즉 화석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화석상 최고(最古)인류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3백만~4백만년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직립보행(直立步行)이가능했으며 극히 간단한 석기(石器)와 골각기(骨 角器)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뇌(腦)의 부피는 6백~6백50㎖로 고릴라의 5백㎖보다 약간크지만 현대인의 2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그러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존재는 잃어버린 고리를 잇기에는 크게 부족했다.1백만~2백만년이라는 시간의 공백이 남아있었 다.
영국(英國)의 과학전문지『네이처』는 최근호에서 미국(美國)과일본(日本)공동조사팀이 에티오피아 아와슈江 유역에서 지금으로부터 약4백40만년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인류화석을발견했다고 보도했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 라미다스 라고 명명(命名)된 이 화석의 발견으로 인류의 기원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잃어버린 고리의 나머지 부분을 찾게될 날도 멀지 않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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