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수사로 BBK 실체 밝히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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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에 처음으로 여성 수사관이 배치됐다. 특수1부에 배치된 김정연(38·사진)계장이 주인공이다.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검사는 12일 “김 계장이 특수1부의 김기동 부(副)부장 검사실에서 피고인·참고인 조사를 담당하게 됐다”며 “BBK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에 투입돼 중요 인물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 계장은 1991년 10월 검찰 수사관으로 임용돼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와 대구지검 특수부에서 근무했다. 1000억원대 조직적 금융비리 사건, 대구보건대 이사장 교비 횡령 사건, 엄삼탁 전 병무청장 금품수수 사건 등의 수사에 참여했다. 2002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광고업자 선정 관련 정·관계 로비 사건, 롯데건설 아파트 시행사 선정 비리 사건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2월부터 4개월 동안은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의 회계분석수사팀에서 일하면서 전문적인 회계분석 기법을 익혔다. 현대차그룹 비자금 수사에도 관여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두 아들(중1·초등학교 5학년)을 둔 김 계장은 남성 수사관들도 힘들어 하는 피의자 검거나 잠복근무를 자청하는 헌신적인 근무자세로 검사와 동료 수사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 차장검사는 “대형 사건을 전담하는 특수부에 여성 수사관을 배치한 것은 ‘특별수사도 부드러운 수사를 통해 진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검찰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 계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 수사관이라는 책임감이 무겁다”며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도 날카로운 신문으로 조사 대상자들의 솔직한 진술을 이끌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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