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합동군 창설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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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국과 프랑스가 합동군(Joining Forces)을 편성키로 합의했다고 10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양국의 합동군 편성은 지난해 9월 독일까지 포함한 3개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유럽독자방위군'구상을 구체화한 조치로 주목된다. 영국은 그동안 "유럽독자방위군 창설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전력을 약화시킨다"는 미국의 반대에 따라 프랑스가 주도해온 유럽독자방위군 창설에 소극적이었다.

FT는 "다음주 영.불.독 3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국과 프랑스 협상단이 양국 간 공동 병력 창설에 합의했다"며 "합의안은 이번주 중 EU 회원국 군사.안전 담당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국은 군사협력의 첫 단계로 사막이나 정글.고원지대 등에 급파돼 활동할 수 있는 특수훈련을 받은 합동군(1천5백명 규모)을 창설키로 했으며, 구체적인 차후 협력 단계와 활동 영역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군은 양국의 협의를 거쳐 유엔의 재가를 받아 분쟁지역 등에 15일 내에 투입되는 신속배치군이다. 합동군은 주로 30일 이내 한시적으로 아프리카 분쟁 지역 등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군은 필요한 경우 미국과도 협력해 나토 군사시설을 활용할 방침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다른 EU 회원국들에 이 같은 합동군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은 6월 말까지 EU 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아 2007년 이전에 합동군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다른 EU 국가들이 참여하게 될 경우 합동군은 사실상 유럽독자방위군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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