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토막살인.輪禍위장 살해사건 지존파 범행여부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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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존파」납치살인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범인들에게 현대 백화점 고액거래자명단을 건네준 브로커 李모씨가 김현양(金現陽.22)일당에게 살해장비 구입을 구두계약한 점으로미뤄 범행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범인들의 여죄수사와 함께 연계범죄여부에 대한 집중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브로커 李모씨가 러시아 무기상등을 통해 범죄조직에 무기를 공급하는 무기거래상이거나 범죄조직과 연결돼 개인정보나 범행에 필요한 살해장비등을 공급하는 공생관계에 있을 것으로 보고李씨 검거와 이들의 실체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23일 범인들의 르망승용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업무노트에서 적외선망원경.저소음소총.탄알.활궁.도청장치.무전기.
마취총.표창.일본도.마취제등 각종 무기이름과 합계가 9백60만원인 가격명세서와 은행계좌번호를 발견,브로커 李씨 가 이 명세서를 지존파 일당에게 작성해주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계좌번호의 소유주에 대한 신원을 파악중이다.
경찰은 이와함께 지난 4월5일 강원도강릉에서 발생한 30대 여인 토막살인사건과 지난달 28일 대관령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위장해 살해당한 姜모씨(36)사건이 범행의 잔인성과 수법이 지존파일당의 범행행각과 유사한 점으로 미뤄 이들의 범행관련여부를가리기 위해 강릉 경찰서와 공조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또 거래자명단이 유출된 서울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신용판매과 관계자와 전산실 직원을 불러 명단 관리실태와 유출경위에 대해 조사를 펴고 있으나 백화점 관계자들이 고의유출사실을강력히 부인해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범인들의 르망승용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1㎏의 유골가루가 또다른 희생자의 것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지존파」일당을 상대로 집중 추궁했으나 이들이 이 유골가루가 복역중인 두목 김기환(金基煥)의 아버지것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사실여부를 확인중이다.
金은 『불갑면금계리에 있던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묘가 경지정리지역으로 지정돼 이장목적으로 유골을 함께 화장,가루로 만들어 차에 싣고 다닌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부친과 큰아버지의 유골가루를 섞어 1년이상 갖고 다녔다는 범인들의 주장이 일반상식에 어긋난다고 판단,이날 형사들을 두목 金이 복역중인 전남 광주교도소와 범인들이 이장작업을 도왔다고 주장한 姜모씨가 사는 불갑면금계리에 급파,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金東鎬.張世政.權赫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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