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한국은 노선 짧아 저가 항공 성공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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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강주안(59·사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국내 저가 항공시장 전망을 놓고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항공시장은 저가 항공이 성공하기 힘든 구조”라며 “제주항공도 적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근래 국내 항공운송 업계에 저가 항공 움직임이 활발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앞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저가 항공사 설립에 대해 “관심 없다. 우리의 지향점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저가 항공사 설립 방침을 밝힌 바 있고 영남에어는 부정기 운송사업자 면허를 받았다. 다음은 강 사장과의 인터뷰 요약.

저가 항공사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국내에는 ▶대체 공항과 ▶수익 노선이 없는 데다 ▶인력과 장비 면에서 비용 절감이 어렵다. 저가 항공사는 대형 항공사들이 쓰지 않는 군소 공항을 싸게 이용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국내에선 그런 인프라가 부족하다. 영국의 저가 항공사 이지젯은 런던을 오갈 때 히드로나 개트윅 공항 대신 규모가 작은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해 활주로 사용료를 줄인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부산행의 경우 저가 항공사들도 대형 항공사와 똑같은 이용료를 내고 김해공항을 쓴다.

유럽의 저가 항공은 노선의 거리가 꽤 길어 수익을 내기 쉽지만 우리나라는 모두 한 시간권이다. 소형 기종을 띄워 연료비를 절약한다 해도 수익성이 떨어진다. 외국 저가 항공사는 실질적인 경영을 한다. 임원이나 조종사가 나서 직접 티켓을 끊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저가 항공은 대형 항공사처럼 정비 업무 등 있을 게 다 있어야 해 인건비 절감이 쉽지 않다.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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