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종범.동봉철 94타율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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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농부가 늦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한해의 농사를 마감하듯 프로야구의 타자들은 타율로 그 해의 결실을 맺는다.
이때문에 타자들은「땀흘린 만큼」 타율을 거두며,타율은 다음해의 살림밑천이 된다.
올해도 프로야구는 수백명의 타자들이 씨를 뿌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타율을 가꿨으나 수확은 천차만별이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타율이 오른 타자들은 높은 연봉등 풍성한 가을이 예상되지만 타율하락 선수들에게는 을씨년한 가을이 될 것이다. 특히 각 구단 중심타자들의 부침(浮沈)은 팀성적에도 막대한영향을 미쳐 기쁨과 아픔을 더 깊게 하고있다.
가장 뚜렷한 양지와 음지는 해태 이종범(李鍾範)과 삼성 동봉철(董奉).
이종범은 지난해 타율 2할8푼에 그쳤으나 올해 4할 가까이로끌어올리는등 타격1위를 줄곧 유지,가장 강력한 MVP후보로 떠올랐다.연봉 3천만원으로 올해 연봉순위 96위에 머문 李는 MVP수상과 각종 타이틀획득이 유력해 이번 겨울 연봉순위가 껑충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3할4푼5리의 맹타를 기록했던 동봉철은 올해 2할5푼대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 4천만원이라는 고액연봉이 무색케됐다. 구단별로도 타자들의 부침은 바로 팀의 성적과 직결됐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4위에 그쳤던 LG는 노찬엽(盧燦曄,+0.041)김동수(金東洙,+0.014)한대화(韓大化,+0.033)등 노장타자들의 타격이 부쩍 호조를 보이면서 유지현(柳志炫).김재현(金宰炫).서용빈(徐溶彬)등 신인 3인방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일약 1위로 점프했다.
반면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동봉철을 비롯,강기웅(姜起雄)김성래(金聲來)양준혁(梁埈赫,-0.039)등 간판타자들이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90년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특히 김성래.강기웅등은 6천만원 이상을받은 최고 몸값의 타자들이라 삼성으로선 본전 생각이 날 판.
지난해 우승팀 해태는 이종범과 이순철(李順喆,+0.069)을제외하고는 김성한(金城漢,-0.046)정성룡(鄭成龍,-0.025)이호성(李昊星,-0.042)등 중심타자들이 제구실을 못해 막판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게다가 올해 한대화와 맞트레이드한 金相勳마저 바뀐 환경에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지난해에 비해 타율이 급격히 하락,팀의 고전을 부채질했다.
〈姜甲生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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