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요금 독촉도 없이 엄청난 과태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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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두달 전쯤 경기도 평택에서 차를 가지고 와 서울 신길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하루 동안 주차한 적이 있다. 다음날 가 보니 주차용지가 부착되지 않았고, 한참을 기다려도 주차요원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바빠 차량번호가 있으니 고지서를 보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그냥 평택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한참이 지난 뒤 우리집으로 약 10만원에 이르는 과태료 청구서가 날아왔다. 일일 주차비가 1만3천여원인데 엄청난 돈이 부과된 데 놀라서 여기저기 전화해 알아본 결과 과태료를 부과한 곳이 서울시가 아니라 서울시에서 용역을 받아 주차장을 관리하는 업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떻게 미납 주차요금을 내라는 독촉장 한번 없이 대번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느냐고 업체 측에 따졌다. 그랬더니 차량에 주차요금 고지서와 위반시 과태료 네배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설명서를 꽂아 놓았다는 것이다.

주차요금 고지서가 바람에 날아갈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집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과태료를 덜컥 부과하기 전에 주차요금을 언제까지 내라는 안내장을 먼저 보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일부러 주차규정을 위반할 생각이 없었던 시민에게 큰 손해를 끼친 업체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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