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줄고 자신감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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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학교 다문화 교육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주체성과 자신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학부모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교육연구학교인 광주광천초등교(교장 김철)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다문화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체성 함양’ 연구보고서를 냈다.

이 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 13명과 학부모 9명, 일반 학생 569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다문화가정 교육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설문 등을 통해 추적조사를 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자아 정체성은 평균 3.79점(5점 만점)로 참가 전보다 0.12점 올랐다. 주체성은 0.18점이 높아져, 이주여성인 어머니의 출생에 대한 부끄러움은 줄고 아버지 나라에 대한 자긍심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외모나 국어사용 능력을 나타내는 자기 수용성은 0.11점이, 장래에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미래 확신성은 0.84점이 높아졌다. 반면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는 ‘다른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본다’는 응답이 많아 여전히 차별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이주여성의 경우 미래 확신성이 0.22점, 자아 정체성은 0.04점, 주체성은 0.04점 감소했다. 친밀성만이 조금 증가했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편견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 학생들은 존중감과 수용성 같은 항목에서 향상돼 다문화가정의 학생들과 더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초·중·고교 300여 곳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의 학생은 지난해 초 184명에서 올해 322명으로 늘었다. 광주광천초등교의 경우 주 1시간 이상 다문화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결연사업 등을 펴고 있다.

김정우 광주광천초등학교 연구부장은 “다문화가정의 학생과 학부모가 하루 빨리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학교와 사회가 함께 교육지원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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