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회창은 '대권병' '대통령병'"..전투모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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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7일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이 전 총재를 겨냥한 전투모드로 돌입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국민들의 여망을 받들고, 지난 10년을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은 '대권병'이고, '대통령병'"이라고 맹비난했다.

강 대표는 "여러 번 이 전 총재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 전 총재측에서)지방에 간다고 좀 있다가 연락하겠다고 하다가 (출마선언 10분 전인)1시50분께 전화를 했다"며 "당에 소속된 사람이 이혼을 하자고 할 때는 하루 쯤 전에 만나서 탈당해야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치의 도의 아니냐, 법 아니냐. 결국 당에 침을 뱉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 전 총재는 국가 사회와 인간 세계를 얼마나 비참하게 하고 황폐하게 할 것이냐"며 "나는 이 전 총재와 앞으로 삿대질하고 싸워야 한다. 동지가 어디에 있고, 위.아래가 어디에 있으며, 선.후배와 스승.제자가 어디 있느냐. 이런 비참한 세계를 만든 것은 이 전 총재"라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이 전 총재는)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당의 원로로 당에 도움이 되겠다고 하다가 (대선 레이스)42km 중에 42km를 넘게 뛰어 운동장에 들어오고 있는데 이제야 끼어들어 테이프를 끊는 것이 아니냐"며 "(이 전 총재 출마는)새치기이고, 뒷통수치는 것이며, 변칙을 넘어선 반칙"이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또 "지금부터 당은 최선을 다해서 나아갈 것이다. 단합이 최고 중요한 가치"라며 "이명박 후보, 박근혜 전 대표, 안상수 대표, 이재오 최고위원 등 모두의 마음에 물길잇기를 해서 대운하를 파고, 단합해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 전 총재의 출마는)역사의 순리가 아니다. 역사를 거꾸로 가게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를 하라는 국민적 열망을 여지없이 깨트린데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나는 이 전 총재와 같은 해, 비슷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이 전 총재를 따라 정치에 입문했다"며 "이회창 전 총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8년이란 세월을 바쳤지만 이 전 총재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는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이어 "(이 전 총재 출마는)두 번이나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온 몸을 바치고 피땀을 흘린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출마 선언은 보지 않는 것으로 하고, 다시 한나라당에 돌아와서 이명박 후보를 돕기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전재희 최고위원도 "21세기 국운을 열어갈 대통령은 모든 것을 던져 수 년에 걸쳐 준비하고 치열하게 검증받고, 치열하게 경쟁해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을 수 있는 자리"라며 "이 전 총재는 5년 동안 출마를 위해 무슨 준비를 했느냐. 무슨 경쟁을 했느냐. 무슨 검증을 받았느냐. 어떻게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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