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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학생들 反정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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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란 대학생들은 8일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했다. 학생들은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전날 총선을 예정대로 20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보수파에 끝까지 대항하지 못하고 패배를 인정한 하타미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하타미는 개혁파 총선 출마 금지 결정을 철회하도록 헌법수호위원회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총선에서 보수파가 승리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이로대 이란학과 무하마드 사이드 교수는 "후보 출마 금지 결정의 관철은 사실상 총선에서 보수파의 압도적 승리를 의미한다"며 "보수파가 '의회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평했다. 결국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으로 2000년 총선에서 개혁파에 패배한 보수파가 손쉽게 의회를 다시 장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럴 경우 밤시(市) 지진 이후 어렵사리 추진되고 있는 대미관계 개선이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도 예상된다.

그러나 개혁파의 저항도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학생 단체들은 진보 세력들과 연대해 총선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시에 따라 실시한 2천5백여명의 총선 출마 금지자에 대한 헌법수호위윈회의 재심사에서 최종적으로 구제받지 못한 1천3백여명도 보이콧 운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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