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진단>세계무역기구-교역판도의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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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내년1월부터 기존의 무역체제인 가트(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가 막을 내리고 대신 세계무역기구(WTO)가 세계무역의 교차로 신호등 역할을 맡게 된다.우루과이라운드 협정 비준에 따라 새로이 펼쳐지는 무역환경은 우리에게 한층 차원높은국제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과연 우리의 대응책은 무엇인가.WTO출범과 함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편집자註] 지난해말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결과 내년초 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교역의 質과量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다.우선 양적으로는 2차 제조업 상품의 교역은 물론 농산물을 비롯한 1차상품과 서비스.지적재산권 등 3차상품에 이르기까지 교역규모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GATT 출범후 여덟번째 다자간 협상인 UR에서는 사상 처음으로농산물 및 서비스 등 교역조건을 정하기 까다로운 상품의 교역에대해서도 무역자유화의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 문제는UR협상에서 완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차기 라운드에서 계속 논의해나가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차기 라운드가 진행됨에 따라 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다.관계전문가들은 UR가 본격 발효되면 매년 2천억~3 천억달러의 세계교역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UR는 상품의 교역이라는 면에서는 거의 완결편에 해당한다.현재 세계 상품교역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평균 5% 수준인데 95년 UR가 발효돼 오는 2000년까지는 평균 관세율이 3% 이하로 낮아지게 된다.
이는 2000년 이후 세계무역에서 관세장벽이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이에 따라 2차상품의 교역에서는 상품별 비교우위에 따라 무역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지적재산권과 서비스 등에 대한 자유화가 진전될수록 첨단.기술집약형.高부가가치 상품의 교역이 활기를 띨 전망.이런 상품의 교역은 기술력과 지식산업의 발달 정도에 따라 그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나라는 미국이라 할 수있다.지식산업에서는 유럽연합(EU) 도 저력이 있다.
한편 차기 라운드의 의제로 부상하고 있는 환경.노동조건.기술이전.경쟁구조 등과 관련,선.후진국간 관련 상품의 교역도 관심을 끌 전망.환경산업에서는 EU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데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은 매우 불리한 입장이다.노 동조건을 무역과 연계한다는 이른바 블루라운드(BR)는 현재 초기 논의단계지만 현실화될 경우 개도국 및 후진국의 교역에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각국의 시장구조와 기업경영의 관행 차이를 없애 「경쟁조건을 평준화하자」는 경쟁정책라운드(CR)역시 현재 제안단계지만 이것도 현실화될 경우 그나마 非관세장벽을 통해 선진국의 공세를 저지하려는 개도국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마지막으로 기술개발 정책의 세계적인 규칙을 정하자는 기술라운드(TR)는 현실화될 경우非선진국의 기술개발을 저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UR협상 결과 새로 마련된 규정이 세계교역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때 중요한 요소는 ▲각종 보조금의 철폐 ▲反덤핑 조치 남발 제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 가드)규제 등을들 수 있다.보조금 철폐는 특정 유치산업을 육성 해야 하는 개도국에 타격을 줄 것이다.반덤핑조치 남발 제한과 세이프 가드 제한은 후진국의 對선진국 수출에 순풍(順風)으로 작용할 전망.
〈金炯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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