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경기 아직은 반달-은행지점장들이 본 시장.공단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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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은행창구에 비친 추석경기는 어떤 모습일까.
추석경기의 최전선인 시장과 공단지역을 뛰고 있는 은행지점장들의 판단은『아직은「반달」정도며 그나마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보름달」같은 경기는 수출이 잘되는 전자.자동차.기계 등 일부업종이 밀집된 공단에서나 볼 수 있다는 보고다.
주요공단과 서울지역 재래시장에 나가 있는 은행지점장들을 통해닷새 앞으로 다가선 추석경기를 점검해본다.
◇시장=시중은행들이 추석을 앞두고 치열한 예금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대문시장은 대체로 작년보다는 경기가 좋다는 평.하루하루 늘어나는 예금실적이 대목경기를 실감케 한다.
『예금 유치실적이 최근 들어 10억원 정도 늘었다.시장규모가커지는 탓에 개점 1년이 지난 요즘 수신실적은 1백억원대에 이르러「알짜 점포」로 급부상했다.』(李漢柱상업은행 회현동출장소장) 최근 출장소에서 지점으로 승격한 신한은행 남대문지점도『1년새에 수신고가 70억원가량 늘었다.하루에 두 번 시장을 돌면서그런 대로 장사가 된다는 액세서리 점포를 집중공략하고 있다.요즘 하루에 3억~5억원정도 예금을 받아온다.평일의 2억~3억원보다 훨씬 많아지고 있다』(金怡鎭지점장)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에 비해 대표적인 전자상가인 세운상가와 용산상가는 썰렁하다.오히려 예년보다 못하다.자연 이곳에 있는 은행점포 창구도 한산하기만 하다.
『경기가 영 좋지 않다.7월에는 날씨가 더워 에어컨 하나로도흥청거렸다.그런데 이번 추석은 대부분 상인들이 손을 놓은 채 작년보다 못하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오히려 추석이후의 혼수특수(特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金泰熙국민은행 세운 상가출장소장) 용산상가도 마찬가지다.대표적인 간판상품인 컴퓨터와 관련부품의 장사가 신통치 않다.『컴퓨터의 가격인하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신제품이 자주 쏟아져 그런지 추석선물로도 안 나간다.지방에컴퓨터관련부품거래도 없는 것 같다.거래대금의 온라인 손님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朴正則국민은행 용산지점장) ◇공단지역=지역과 업종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중소기업들이 밀집한 구로공단의 경우 전자.자동차.기계 등 수출이 잘되는 일부 업종과 내수가 그런 대로 괜찮은 의류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기업들이 허덕이고 있다.
『경기과열이라는 얘기가 실감이 안 난다.업종간에 편차가 워낙심해 추석경기도「부익부빈익빈」이다.개점 1년이 지났지만 수신은올초 4백억원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고 아직 현금인출도 뜸하다.
』(李貞世하나은행 구로공단지점장) 인천의 남동공단도 사정은 비슷하다.『전자.자동차 관련업종은 추석보너스를 늘리는 등 추석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으나 목재.철구조물 등은 불황이 심하다.전체적으로는 경기가 괜찮은 편이나 이런 양극화현상으로 추석분위기는그다지 활발하지 않 다.』(金尙夏한일은행 남동공단지점장) 수출경기를 타고 있는 창원은 보름달에 가까운 경기를 보이고 있다.
『금년은 작년에 비해 좋다.거래하는 기계.전자업체들이 보너스를1백%에서 많으면 2백%까지 늘려 준비하고 있다.부도도 뜸하고추석자금 때문에 쓰러질 기업도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姜一浪상업은행 창원지점장) [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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