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 마음의 상처를 말끔히 달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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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믿을 수 없었다. 대구에서 만난 A(여·32)씨는 4년 전 일어났던 사고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두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거짓말처럼 웃으며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 머릿속 논리 체계는 조롱당하듯 무너져 내렸다. 최면 치료의 믿기지 않는 현상에 취재진 모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현장에서 기적처럼 살아 나온 A씨. 사고 후 지하철 입구만 봐도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는 그녀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약물과 심리 치료에 기대 살고 있었다. 둘째 아이를 유산하고 이혼까지 하는 등 사고 후 그녀의 삶은 사고 이상의 충격에 빠져 있었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면 치료를 받았다. 끔찍했던 사고의 기억을 즐거웠던 기억과 연결시키는 과정이 이어졌고 효과는 놀라웠다. 그녀는 두 시간여의 최면 치료가 끝난 후 아무 일 없다는 듯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 4년간 떨칠 수 없었던 고통의 기억이 최면을 통해 단 두 시간 만에 사그라진 것이다.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최면에 관한 취재를 진행하면서 전생이나 빙의 등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현상들과 마주하면서 최면 자체에 대한 불신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각종 오락 프로그램들에서 희화된 최면요법과 최면사들로 인해 그러한 생각은 더욱 컸었다.

그러나 실제 최면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러한 불신은 하나 둘 사라졌다. 이미 최면은 과학적 증명 여부를 떠나 고통의 기억을 달래 주는 하나의 방법으로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었다.

김민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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