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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서울마라톤] 마스터스 부문별 우승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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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남자 풀코스 도나티엔

남자부 마스터스 풀코스는 예상대로 부징고 도나티엔(29·경남 창원시)의 3년 연속 우승이었다.

2시간23분19초의 엘리트 기록으로 골인한 그는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 출신이다. 부룬디 국립대 경영학과를 다니다 2003년 대구 여름유니버시아드 때 하프 마라톤 선수로 한국에 왔다가 망명했다. 현재 부산의 자동차 부품업체 ‘위아’에서 일하는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기록이 계속 좋아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도나티엔은 “회사에 출근하기 전 매일 새벽에 1~2시간씩 뛴다”며 “우승은 기쁜 일이지만 열심히 뛴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여자 풀코스 이정숙

“간밤에 두 시간밖에 못 잤어요.”
여자부 풀코스 마스터스 우승자 이정숙(40·천안시체육회)씨는 대회 전 감기로 일주일을 고생한 데다 전날 밤엔 감기가 옮은 초등학교 6년생 딸의 병간호로 잠을 설쳤고, 오전 4시에 일어나 기차 편으로 서울로 향했다. “25㎞를 남겨두고서야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2시간50분09초로 골인,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48분45)에 1분24초밖에 뒤지지 않았다.

천안시체육회에서 초·중·고생 장거리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씨는 3년 전부터 마라톤을 시작, 10여 차례 출전한 마스터스 대회에서 한 번을 빼고 모두 우승했다.

남자 10㎞ 임순택

“역시 럭셔리하네!”
10㎞부문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임순택(38·성남시)씨가 결승점에 나타나자 사람들이 환호했다. 빨간 두건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임씨의 동호회 이름(성남럭셔리마라톤클럽)이 적힌 유니폼을 보고 관중이 내뱉은 말이었다. 임씨의 기록은 32분36초. 지난해 1위 기록(36분44초)보다 월등히 빨랐다. “성남 탄천과 남한산성 일대에서 스피드를 위주로 훈련했다”는 임씨는 “땀과 노력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날씨가 좋아서 힘든 줄 모르고 뛰었다”며 “내년에는 풀코스에 참가해 2시간25분대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여자 10㎞ 여종선

여종선(34·서울 사당동)씨는 최근 각종 마라톤 대회 10㎞ 부분에서 항상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단골 손님이다. 이번 대회 기록은 38분21초로 웬만한 남자 못지않다. 여고 시절 1만m 등에 출전했던 중장거리 선수 출신이지만 고교 때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운동을 포기한 아픔이 있다. 달리기를 다시 시작한 것은 2년여 전. 여씨는 “주부 11년차 아줌마지만 부지런을 떨면 큰돈 들이지 않고 언제든지 운동할 수 있는 것이 달리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풀코스. “초등학교 5학년과 유치원생인 두 딸 정민·정연이가 더 자라면 풀코스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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