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경호 문제점 수두룩-경비행기 백악관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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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평소 철벽경호를 자랑하는 美 白堊館구내 남쪽 잔디밭에 12일새벽 단발 세스나 경비행기가 돌진.추락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메릴랜드州출신인 프랭크 유진 코더(39)가 조종한 이 비행기는 엔진을 끈채 북쪽에서 날아와 비행금지구역인 백악관 주위를 선회하다 잔디밭에 추락,나무에 부딪힌 후 대통령집무실 근처까지미끄러졌으며 조종사는 추락 직후 현장에서 숨졌다 .
사고 당시 빌 클린턴대통령 가족들은 백악관내부시설 공사 때문에 백악관 뒤쪽 한 블록 건너편의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잠자고 있었다.
대통령경호실과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결과 사고현장에서 폭발물이나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비행기가 폭발물을 적재한 채 백악관으로 돌진했다고 가상하면 사태의 심각성은 보통이 아닌 것이다.
특히 조종사 코더가 정신병력의 소유자로 워싱턴동북쪽 80㎞지점의 하포드비행장에서 비행기를 훔쳐 이륙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사고 직후 백악관경호실.FBI.수도권경찰국.연방항공국.전국항공안전위원회 등은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90일 기한으로 사건경위와 대통령경호의 문제점을 집중 추적하기 시작했는데,벌써부터 적지않은 의문점과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경호실은 백악관상공을 침범하는 항공기에 대해 격추권한을 부여받았으나,사고기가 백악관상공을 스쳐 지난 뒤 백악관 남쪽 워싱턴기념탑부근에서 U턴을 하면서 나무높이 저공비행해 백악관 남쪽뜰에 추락할 때까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디 디 마이어스 백악관대변인은『백악관경비요원들이 비행기를 목격,무선으로 경호본부에 연락한 것으로 안다』면서 레이더 포착여부는 모르며 경호원들의 발포도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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