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학원버스서 본 문제네"

지난달 30일 실시된 경기도 김포외고의 일반전형 시험문제가 한 특목고 전문학원을 통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기도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학교와 학원 측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부인했다.

2일 경기도교육청과 김포외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실시된 일반전형 필기시험 직후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입시문제가 유출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유출설의 발단이 된 글은 '김포외고 지망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작성한 것이다.

이 네티즌은 "서울에 있는 특목고 전문 A학원이 시험 당일 학원생들을 김포외고로 데려다 주는 버스 안에서 시험 대비 유인물을 보여줬다. 그런데 유인물에 나와 있는 문제가 수학의 경우 15문제 중 8문제, 국어의 경우 40%가 실제 시험문제와 같거나 비슷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이야기를 A학원에 다니지만 당일 버스에는 타지 못한 친구로부터 들었다"며 "올해 그 학원에서 유난히 김포외고를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김포외고 측은 이에 대해 학원이 나눠준 예상 문제와 실제 문제가 일부 비슷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문제 유출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포외고 측은 "학원 측이 배포한 예상 문제는 15개 문항(국어 1개, 수학 8개, 영어 6개)이다. 이 중 수학(창의사고력) 예상 문제 8개 중 최대 4개가 김포외고 출제문항(15개)과 유사하다. 이 중 2개는 수학 기호만 바꾼 형태(ab→xy 식)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포외고 이종덕 교감은 "출제위원들이 경시대회 문제나 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 문제를 참고해 문제를 출제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문제 유출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일 2명의 장학사를 김포외고에 보내 조사를 벌였다. 안창성 장학사는 "조사 결과 시험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학원 관계자는 "김포외고 시험 문제를 사전에 입수한 적이 절대 없다"면서 "유인물의 일부 문제와 실제 출제 문제가 비슷했던 것은 우연"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내 9개 외고는 올해부터 문제은행 식 공동출제 방식으로 입시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김포외고 일반전형에는 184명 모집에 이 학원 원생 170여 명을 포함해 2404명이 응시했다.

전익진.박수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