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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출마 선언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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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슈 추적 출마 선언 임박설이 나오고 있는 이회창(사진) 전 한나라당 총재는 2일 오후 4시쯤 서울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를 나섰다. 집 앞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은 "대선 출마를 결심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 전 총재는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한 뒤 부인 한인옥씨, 이채관 수행부장과 함께 검은색 에쿠스에 올라탔다.

보좌진은 "마지막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떠난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에 앞서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대선자금의 용처 문제를 건드린 것에 대해선 "허, 그 사람들 참"이라고 반응했다고 측근인 이흥주 특보가 전했다.

이 전 총재의 측근과 지지자들 사이에선 2일을 기점으로 그의 출마 선언을 기정사실화하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가 '이회창 출마 정국'에 협조를 구하는 문제가 당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탄핵정국 때 당을 맡은 뒤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구원해 냈다"며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의 화합이 위기를 타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7일 탈당, 8일 출마설' 확산=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대선 구도는 '양자(이명박-정동영) 대결 구도'에서 '3자(이명박-이회창-정동영) 대결 구도' 혹은 3자 이상의 '다자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새 구도 속에서 한나라당 지지층 혹은 보수층의 표가 어느 정도 분열될지가 대선 결과를 가름할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이 전 총재를 만나고 왔다는 정인봉 전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은 100%"라고 말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7일 탈당, 8일 출마설' '10일 출마 회견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선 패배 후 5년간 이 전 총재 곁을 지켜온 이흥주 특보는 기자에게 "어떤 결단이 나올지 아직 모른다"고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는데 이 전 총재가 출마할 명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보수 우파들이 (이 후보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 (이 전 총재가) 완벽하게 정권 교체를 이루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특보는 특히 "이 전 총재가 '차떼기'당의 책임자"라고 비난한 이방호 당 사무총장에 대해 "당시 자금의 용처를 따져 보면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사람들의 책임이고 이 총장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은 출마 촉구 집회로 분위기를 돋웠다. 라이트코리아 등 50여 개 보수단체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회창 추대 지지선언'을 열었다. 일부 집회장엔 '창님(이회창님), 이제 출마할 때입니다'라는 플래카드도 있었다.

남궁욱.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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