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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국립대학법인 울산과기대 2009년 개교 목표로 첫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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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울산과학기술대학교가 1일 기공식을 열고 캠퍼스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국내 첫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가 2009년 3월 개교 목표로 1일 기공식을 열고 캠퍼스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대와 어깨를 겨눌 세계적인 이공계 특성화대학을 목표로 설립되는 울산과기대의 캠퍼스 공사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10년 숙원사업 성공이 눈앞에 펼쳐지게 됐다”며 반겼다. 그러나 목표에 걸맞는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구기자재 구입비 확보 등 넘어야할 산이 높기만 하다.

◆화려한 청사진=울산과기대는 1일 오전 11시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캠퍼스 부지(264만여m²)서 기공식을 열었다. 조무제 총장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메사츠세츠공대(MIT)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발전할 기초를 확실히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의 기술혁신을 주도할 최고의 연구 기자재와 교수진을 갖추고 ▶외국인 교수·학생이 정원의 20%를 넘도록 하고 대부분의 강좌를 영어로 진행시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성·독창성·리더십 등 다양한 입시선발 지표를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고 토론식 수업으로 창의력을 극대화하며 ▶기초학부, 본과정, 석사과정 2년씩의 2+2+2의 학제를 도입하고 산업현장 인턴제를 의무화, 산학협력모델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학사과정 입학정원은 전자컴퓨터·기계재료·생명화학·인간공학·도시환경·에너지학부에 700명과 테크노경영학부 300명 등 1000명이다. 석·박사과정에는 교육전문대학원이 추가돼 모두 450명을 모집한다. 대학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쯤 전체 학생 5000명에 교수 250명으로 KAIST와 포항공대의 중간 크기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토지보상과 문화재 조사가 끝난 1차 편입부지 102만8200m²에 자연과학·인문사회관, 제1·2공학관, 학술정보관과 학생 기숙사(1256명 수용), 교수 아파트(76세대) 등을 짓는다. 민간 건설사가 2498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짓고 20년간 운영하며 투자비를 회수하는 민간투자방식(BTL)으로 건설된다.

◆과제 많아=대학 운영비 대부분을 학생 등록금과 자치단체 지원금, 기업체와 동문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확정된 지원금은 울산시가 개교 이후 15년 동안 매년 100억원씩 총 1500억원, 경동도시가스가 장학재단에 출연하는 50억원이 전부다. 입학정원이 울산과기대의 5분의1 수준인 300명인 포항공대 1년 예산이 2400억 원 안팎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조무제 총장은 “당장 개교 이전까지 갖춰야할 연구기자재 구입비가 1000억원인데 내년까지 확보된 예산은 정부 지원금 41억원뿐”이라며 “이대로면 전문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홍보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육성 방향과 학생선발 기준도 풀어야할 과제다. 연구중심 대학이냐(조 총장 입장), 교육중심 대학이냐(교육부 입장)로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 위주(조 총장 입장)로 뽑느냐, 지역 고교 출신학생에게 일정 정원을 배정하느냐(지역 정치권 입장)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기원 기자

◆국립대학 특수법인=국립대이지만 조직·인사·예산 등 대학경영 전반에 걸쳐 법인이 책임진다. 기존 국립대와 달리 수익사업이 허용되며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고 대학 특성에 맞게 학과를 설치하거나 폐지할 수도 있다. 국고회계와 법인회계로 이원화된 국립대와 달리 법인회계 하나로 통합관리된다. 교직원들도 공무원연금이 아닌 사학연금을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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