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리모델링 궁금증 5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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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불편하고 비위생적이라 여겼던 한옥이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는 지금, 한옥 리모델링에 관한 필요한 사항과 궁금증을 프리미엄이 짚어봤다.

집 고르기
한옥으로 이사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일단 크기나 형태와 상관없이 ‘느낌’이 중요하다.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마음에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집이 가진 외형적인 조건은 그 다음 문제다. 대지의 한 면 이상이 도로에 접하는지, 주변에 다른 건물이 들어서도 일조권에 방해를 받지 않는지를 따져본다. 이어서 칸의 크기가 넓은가를 확인한다. 보의 깊이가 깊은 것(3.3~3.6m이상)이 가구 배치할 때 유리하다. 또한 대부분의 한옥은 지은 지 오래 됐기 때문에 목재와 같은 구조재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 외관상 크게 훼손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계획 세우기
마음에 드는 한옥을 골랐다면 어느 부분을 어떤 식으로 고칠 것인지를 계획한다. 이때 기존 한옥의 실측과 도면작업이 이뤄지고 실측도면을 바탕으로 설계가 진행된다. 계획이 구체화될수록 공사 범위와 비용·기간 등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어 돈이나 시간 낭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개·보수 공사에는 철거도중 예기치 않게 낡은 자재를 교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예상해야 한다. 처음부터 대부분의 부재를 신재로 바꾸어 공사비를 산정하는 업체도 있는데, 이때는 고재가 주는 묵직한 느낌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다는 아쉬움을 감수해야 한다.
 
설계하기
현대인의 다양한 기호와 욕구를 담아내기 위해선 예전과 같은 한옥의 격식이나 구성만으로는 부족함과 불편함이 많다. 전문화된 지식과 기술을 갖춘 건축가를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커다란 구조에서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은 물론 거주자의 생활 방식을 담아낼 수 있는 설계가 밑받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집주인과 설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요구 사항을 빠짐없이 얘기해야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가능 여부에 따라 이를 수용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목수와 목재
한옥은 대부분이 목공작업이라 목수와 목재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대체로 목재의 수급은 목수의 영역이므로 목수 선정이 우선적으로 진행된다. 대부분 육송 건조목이나 좀 더 저렴한 수입목(소송 또는 더글라스)을 사용하며 간혹 고가(古家)를 헐어 나온 목재인 고재(춘양목)를 가지고 집을 짓는 경우가 있다. 단, 고재는 과거에 비해 좋은 목재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좋다. 창호나 문짝은 창호 목수가 따로 있지만 목재는 비슷한 재질의 것을 사용한다.
 
비용과 기간
공사비는 개·보수할 한옥의 상태와 위치·공사범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옥을 전면 개·보수할 경우엔 3.3㎡당 800만~1000만원 정도, 내부 인테리어만 한옥 분위기로 바꾸고 싶다면 3.3㎡당 300만~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공사 기간은 66㎡ 전후 규모의 한옥을 전면 개·보수 할 경우 약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만약 비용이 부담된다면 현대식 건물의 내부를 한옥처럼 꾸미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공간 성격에 따라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의 배합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관건인데, 기존의 문과 파티션 등을 한식 창호로 교체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진 및 도움말=구가 도시 건축, 돌베개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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