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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웅’김영옥 대령 애국·봉사정신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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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전쟁 영웅인 고 김영옥(1919~2005·사진) 대령의 이름을 딴 연구소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UC 리버사이드)에 설립된다. 이 연구소는 미주 동포의 이민 역사와 생활 등을 학술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UC 리버사이드 측은 이 대학 2008년 신규 사업으로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29일 발표했다. 해외 한인 동포들의 생활을 연구하는 전문연구소가 현지에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다.

연구소 명칭에 김 대령의 이름을 붙이게 된 데는 장태한(51·소수인종학과) UC리버사이드 교수와 재미 언론인인 한우성(51) 뉴아메리카 미디어 한국부장의 노력이 컸다. 두 사람은 김 대령의 삶을 널리 알리는 사업인 ‘김영옥 프로젝트’를 주관해 온 인물들이다.

장태한 교수(左), 한우성씨(右)

장 교수는 “여러 전쟁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우고 한국과 미국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으로 큰 업적을 남긴 김 대령은 미주 한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인물이자 훌륭한 역할 모델”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2005년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김 대령의 일대기 『영웅 김영옥』의 저자다. 이 책은 UC 리버사이드 교재로도 채택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김 대령의 일대기가 한국사 공식자료에 수록돼야 한다”고 국사편찬위원회에 요청해 관철시켰으며, 해당 내용을 직접 집필하기도 했다.

700만 달러(약 64억원)가 드는 연구소 설립 비용은 학교 측과 한국 정부,한인들의 기금으로 충당된다. UC리버사이드가 300만 달러를 제공키로 했으며, 300만 달러는 재외동포 재단에 신청 중이고 나머지 100만 달러는 재미 동포들을 상대로 모금 중이다.

LA 총영사관 박상진 영사는 “한국학을 연구하는 미국 대학 연구소가 여러 곳 있기는 하지만, 재외 동포들을 위한 연구소는 전무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연구소가 한국인과 미주 동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지사=박상우 기자

◆김영옥 대령=전설적인 한국계 전쟁 영웅. 망명한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미국 LA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1년 미 육군에 사병으로 지원했다가 장교 후보생 교육을 받고 소위로 임관했다. 이탈리아 볼투르노강 전투에서 공을 세웠고, 독일 전선을 붕괴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프랑스 브뤼에르와 비퐁텐 지역 해방에도 앞장선 공로로 이탈리아 최고무공훈장과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종 도뇌르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예편했다가 한국전쟁이 터지자 다시 입대해 미군 사상 최초의 유색인 야전 대대장으로 활약했다. 전쟁 중에 고아원을 설립해 수백명의 고아를 돌보기도 했다. 63년에 군사고문으로 다시 한국을 찾아 국군 최초의 미사일부대를 창설하는 등 우리나라 국방력 신장에 기여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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