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IT 우체국 시대’ 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그래픽 크게보기>

100여 년 전에 문을 열었던 우체국 건물 자리에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 들어섰다. 서울 충무로 옛 서울 중앙우체국이 ‘포스트 타워’란 똑똑한 빌딩으로 탈바꿈했다. 지열을 이용해 건물 내에 필요한 온수를 조달하고 옥상 양쪽에 세워진 태양광 전지판은 햇빛 에너지를 모아 빌딩의 불을 밝힌다.

 세계 어느 곳과도 연결이 되는 국제회의실은 8개 국어 동시통역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전력·난방·주차·출입자·우편물류 현황 등은 중앙통제실에서 한눈에 체크된다.

 29일 이 빌딩에 가봤다. 1층 로비에 있는 전자종합정보안내판(키오스크)은 길잡이다. 화면에 ‘시설팀장’이라고 써진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전화가 연결됐다. 그와 통화를 끝내니 화면에는 그가 근무하는 사무실 위치(5층 오른쪽 끝)가 나온다. 안내 데스크에 가자 이미 출입증이 나와 있었다.

 김현기 중앙통제실장은 “방문자가 가려던 사무실을 못 찾아 방황하면 실내방송으로 길을 안내한다”며 “비어 있는 주차 위치도 음성으로 알려준다”고 말했다.

 ‘빨간 우체통’의 우체국 이미지는 이젠 추억이 됐다. 다음 달 오픈 예정인 포스트 타워(지상 21층· 지하 7층)가 둥지를 튼 자리(충무로 1가 21번지)는 1905년 경성우편국이 세워졌던 곳이다. 123년 우정 역사(1884년 우정총국 설립)의 과거를 뒤로 하고 내일을 기약하는 자리다.

 포스트 타워는 최첨단 설비를 두루 갖췄다. 우편물 자동 분류는 기본이고, 인터넷 금융결제나 온라인 유통 서비스, 오피스 네트워크까지 첨단 IT 기술이 적용됐다. 그래서 이 빌딩은 첨단 건물을 상징하는 인증마크 세 개를 땄다. 친환경 최우수등급, 정보통신 특등급, 인텔리전트 1등급 마크가 건물 벽에 새겨져 있다.

포스트 타워는 또 대한민국 패션 중심가인 명동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10층까지 단일 건물로 올라가다 11층부터 둘로 갈라져 ‘몸 하나에 머리가 둘’(M자)인 형태로 지어졌다. 건물이 특이해 주변 상인들은 이 건물을 ‘마징가 제트’ 빌딩으로 부른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M자 디자인 컨셉트는 ‘21세기 새로운 우정 시대가 들어가는 문’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이 둘로 갈라진 이유는 서울 사대문 안에서 건물을 10층 이상 지을 때는 폭이 50m 이하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착공해 4년간 1463억원을 들여 완공된 포스트 타워는 이달에 중앙우체국을 시작으로 신한카드가 입주했고, 다음 달 초 개포동에 있던 서울체신청이 이곳으로 옮긴다. 정식 입주식은 준공검사가 끝나는 다음 달 22일로 예정돼 있다.

이원호 기자

◆인텔리전트 빌딩=중앙통제실에서 건물 전체의 전력과 냉·난방, 조명을 관리하고, 출입자와 주차 차량을 통제하며, 햇빛의 양에 따라 층별로 차양막(롤 스크린)이 자동으로 드리워지는 시설 등을 갖춘 건물을 말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