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멀기만한 보스니아 평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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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美國등 5개국이 제안한 보스니아평화안이 세르비아系 주민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그동안 小康상태를 보여온 보스니아 사태가 평화해결 아닌 破局으로 가는 조짐이다.5개국 평화안은 보스니아 영토를 크게 兩分해 51%는 회교系와 크로아티아系가 ,나머지 49%는 세르비아系가 차지하도록 돼있었다.현재 세르비아系가 국토의 약 7할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이들의 평화안 거부는 이미 차지한 영토를 내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5개국 접촉그룹은 세르비아系에 대해 영토분할안이 받아들여지지않을 경우 더이상의 평화제안은 없다는 강경입장을 밝혀왔다.세르비아系의 후견인格인 러시아와 세르비아도 더이상의 거부는 破局을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따라서 이번 세르 비아系의 평화안거부는 그동안 시도해온 보스니아 평화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5개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현재 新유고연방(세르비아)에 실시중인 경제봉쇄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회교系에 대한 무기禁輸조치를 해제해 그들이 충분한 무기와 장비를 가지고 세르비아系와 싸우도록 하는 것 뿐이다.이와함께 유엔 安保理도 회교系에 대한 무기금수 해제,新유고연방에 대한 외환거래 중지등 강력한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서방측이 군사력을 동원해 사태를 진정시키고 평화해결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발칸반도의 험준한 지형,티토시절 人民戰 개념에 익숙한 주민들의게릴라戰 가능성은 무력개입을 섣불리 결정하기 어 렵게 하는 요인이다. 또 서방측이 과연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사태를 해결할의지가 있는가도 의심스럽다.美國은 지금까지 유엔평화유지군에 합류하지 않고 있으며,평화유지군을 보내고 있는 英國.프랑스도 올해안으로 획기적 사태개선이 없을 경우 군대를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冷戰체제 붕괴후 최대의 비극 가운데 하나인 보스니아내전 평화해결의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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