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켓 강속구 ‘폭주 기관차’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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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두 에이스가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의 가을잔치를 지배하고 있다.

조시 베켓(보스턴 레드삭스·사진)과 다니엘 리오스(두산) 얘기다.

레드삭스의 에이스 베켓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폭주기관차’ 콜로라도 로키스를 단번에 멈춰 세웠다.

선발 등판한 베켓은 7회까지 산발 6안타와 볼넷 하나로 1점만을 내주고 13-1 대승을 이끌었다. 최근 10연승 포함, 21승1패의 기적 같은 성적으로 질주하던 로키스 타선은 베켓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레드삭스 타선은 2루타 8개(포스트시즌 신기록)를 포함한 17안타를 폭발시키며 로키스 투수진을 KO시켰다. 레드삭스는 포스트시즌 세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유일의 20승 투수인 베켓은 이날 최고 구속 156㎞의 강속구를 쌩쌩 뿌려댔다. 93개의 공 중 85%인 79개가 직구일 정도로 상대 타선을 구위로 압도했다. 베켓은 1회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고, 2회 첫 타자인 4번 타자까지 4연속 삼진을 기록하는 등 모두 9개의 삼진으로 로키스 타선을 농락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혼자 2승을 올리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베켓은 디비전시리즈 1승, 월드시리즈 1승을 포함해 포스트시즌 4경기 전승을 거두며 평균 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디비전시리즈-챔피언십-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선수는 1998년 데이비드 웰스(당시 뉴욕 양키스)에 이어 베켓이 두 번째다.

리오스도 베켓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22승을 거두며 9년 만에 20승 투수가 된 리오스는 14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22일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도 9이닝 완봉으로 틀어막았다.

1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포스트시즌 평균 자책점이 ‘0’이다. 리오스 역시 베켓처럼 최고 150㎞에 달하는 직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정규시즌에서는 탈삼진 2위(147개)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맞춰 잡는 스타일로 변신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완투하고도 투구수가 99개에 불과할 정도로 힘을 아낄 수 있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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