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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安시장 유서 내용] 중도하차 하게 된 것 시민에 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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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 안상영 시장 유족측은 5일 안 시장이 남긴 9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부인 앞으로 5장과 아들, 딸과 사위, 부산시민, 부산시 직원 앞으로 1장씩 작성됐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는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애정, 가장으로 먼저 가게 된데 대한 미안함을 배어있다. 시민과 직원에 대한 유서는 부산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도와줘 고맙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유족 측은 "유서 내용 중 재산 분배와 재산 사회 기부 등 가정 문제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1일 작성된 '부산시민께'라는 제목으로 된 1장짜리 유서에는 "부산의 발전을 위해 하나의 사심없이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러나 중도 하차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간 도와 주시고 믿어주시고 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또 '부산시 직원 여러분'이란 제목으로 된 1장짜리 유서에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당당하게 시정을 펼 수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산이 세계도시 부산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터전 마련을 할 수 있었던 것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며 부산시 공무원을 자랑스러워 했다.

이 유서에는 또 "여러분과 함께 궤도에 정착시키지 못하고 중간에 하차하게 된 것을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며 아쉬워 했다.

*** 부인·아들·딸에게

부인, 아들, 딸과 사위 등 4명에게 남겨 졌으며 부인에 대한 유서는 12월 17일, 12월 31일, 1월 2일, 1월 16일 4차례에 걸쳐 작성됐다.

부인에게 처음 작성한 유서는 "혜원 엄마, 만일 경우 생각해 몇 자 정리한다"며 자살 결심을 내비친 뒤 "가장으로 집안 잘 지켜 주오"고 부탁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유서에서는 "세상에 한번 왔다가 흔적과 보람 남기려고 했다. 더 좋은 가장, 더 훌륭한 시정을 펼친 시장이 되고 싶었다"며 안타까워 했으며 "지나 보니 잘못한 것도 많고 더 사랑하고 싶었다. 열심히 강하게 자식들과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1월 16일 마지막 유서는 "평생을 당신과 함께 하기를 바랐습니다. 약해지는 모습 보이지 않으려 했는데 자꾸 약해집니다. 내 구실 못한 것이 미안하고 후회되오"라며 회한을 적었다. 아들에게 남긴 편지에서는 "너가 훌륭하게 성장해 자리잡는 것 보지 못한 것 미안하다"며 "아버지처럼 당당하게 살아라. 자기관리 열심히 하면서 살아라. 남자는 이루는 것이다. 너가 아들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훌륭한 사람으로 불리기를 빈다"고 여러 가지 당부를 했다. 딸과 사위에게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가족을 사랑하고 아들, 딸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아버지다"라고 남겨 무한한 애정을 표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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