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집 수요급증 소형아파트 한달이상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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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파트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울시내 복덕방마다 세를 구하려는 대기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 전세는 주문후 1주일이상,13~24평짜리 소형아파트 전세는 한달가량을 기다려야 계약이 이뤄지고 있으며,이때문에 91년 이후 계속 내리기만 하던 매매가도 3년만에 다시들먹이고 있다.
전세 수요가 최근들어 이처럼 폭증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집값.땅값이 수년째 내려가기만해 매입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실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서 매입시기를 뒤로 늦춘채 셋집만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기사 30面〉 ◇전세매물 부족=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35평형의 경우 두달 전보다 2천만~3천만원이 오른 1억2천만원에 가격이 형성됐으나 복덕방에 나온 물건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23평형의 전세값도 6천7백만원선으로 지난달에 비해 5백만원이 올랐으나 1주일은 보통이고 경우에 따라 한달 가까이 기다려야 겨우 전세계약을 할 수 있다.
대치동 선경.은마.미도.쌍용아파트 등의 경우 올가을 예정된 水西지역 삼성의료원 개원 영향으로 전세 수요가 갑자기 늘어 중개업소마다 평균 6~7명씩 대기중이다.
신림동 동부아파트 22평형의 전세가는 6천5백만원선으로 불과10여일전보다 5백만원이 올랐으나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태로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소형아파트를 원하는 10여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중계.상계동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 상계동 주공아파트 20평형 안팎의 전세매물은 찾아보기 어렵다.비교적 물량이 풍부한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에서도 중개업소마다 5명이상이나 되는 실수요자들이 전 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특히 20,27,30평형등 소형매물의 부족현상이 극심하다.
◇호가상승=이처럼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팔려고 내놓았던 매물 회수 건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로 호가를 올려 부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노원역 인근 상계동 주공아파트 6단지 17평형의 매매 호가는 지난달말보다 4백만~5 백만원이 올라 6천5백만~7천만원선에 형성돼 있으며 인근 4단지 20평형도 역시 4백만~5백만원 상승,7천8백만~8천만원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개포동 역시 주공1단지 11평형이 7천3백만~7천5백만원선,13평형은 9천1백만~9천3백 만원선으로 지난달말보다2백만~3백만원정도 올랐다.
◇원인=수년째 계속되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집값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매입시기를 뒤로 미룬 상당수의 계층이 일단 전세를 택하고 있는 것이 첫번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신도시 입주자들 사이에 교통등 생활여건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서울시내 셋집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현재 2백만명에 달하는 분양 대기자들이 미분양아파트가 남아돌자 목좋은 아파트를 분양받기전까지는 셋집에 남아있으려는 경향 을 보이는 것도 전세수요를 끌어 올리는 이유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이같은 전세매물 부족현상은 이사철 특수가 끝나는 10월중순께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黃盛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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