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처럼 한국에서도 변화의 바람 불기 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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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스틸 러빙 유’‘홀리데이’등의 명곡으로 한국 팬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독일 록그룹 스콜피온스(사진)가 2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6년만의 내한공연을 한다. 28일에는 부산 경성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21번째 정규앨범 ‘휴머니티-아워1’출시에 따른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만 공연한다.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4일 판문점, 제3땅굴, 도라산역 등을 방문한다. 스콜피온스는 클라우스 마이네(보컬) 등 주축 멤버가 40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7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리더 루돌프 쉥커(기타)가 e-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6년만의 내한공연을 하는 소감은.

 “한국 팬은 록이든 발라드든 도취돼서 듣는다. 음악을 인생의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한국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평화의 메시지는.

 “한반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원한다(이들은 1990년대 초 베를린과 모스크바에서 ‘윈드 오브 체인지(Wind of Change)’를 부르며 냉전과 분단의 아픔을 노래해왔다). 독일을 본보기로 받아들여, 형제 자매가 다시 화합하길 바란다. 6년전 내한공연도 평화를 염원하는 무대였는데, 그 때도 냉전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가신 듯한 기분이었다.”

 -21번째 앨범에도, 이번 월드투어 타이틀에도 ‘휴머니티’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

 “점점 사라져가는 인간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앨범 재킷은 사이보그가 폭탄 제조기를 바라보는 그림이다. 인간성이 아닌 재앙을 선택할 경우의 결과에 대해 경고하고 싶었다. 돈 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휴머니티다.”

 -록 음악을 둘러싼 환경이 많이 변한 듯 하다.

 “예전에는 록 음악으로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물의를 일으켰지만, 지금은 그런 음악들이 사회의 일부분이 돼가고 있음을 느낀다. 사람들이 세상일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삶에 대해 진중해졌으면 좋겠다.”

-40년 음악활동에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노래는.

 “‘록 유 라이크 어 허리케인’은 80년대의 심볼이다. ‘스틸 러빙 유’는 프랑스에서 베이비 붐을 일으켰다. 우리의 노래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입증시켜준 노래다. ‘윈드 오브 체인지’는 20세기 가장 평화적인 혁명을 위한 노래였다.”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가.

 “음악 하나 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다만 변화에 도움은 된다. 91년 고르바초프와의 대담에서 ‘음악이 국제적인 화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세대·대륙·종교 간의 다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에서 음악치료 재단을 만들었는데, 자폐아와 마비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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