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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레저] 태백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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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太白山.해발 1천5백67m.강원도 태백시). 이름 자체의 무게가 만만치 않으며 흔히 '민족의 영산(靈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명산이다. 그래서 가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산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태백산은 그리 험난하지 않다. 정상부는 늙은 어머니의 가슴처럼 넉넉하고 평평해 편안함을 준다. 게다가 산행 기점의 고도가 해발 8백50m 정도나 돼 산에 들었다 나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서울 거주자의 경우 당일 산행도 가능하다.

초보자에게는 유일사 매표소에서 올라 정상에 발을 디딘 뒤 천제단을 지나 당골 광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적합하다. 유일사 매표소→유일사 쉼터→장군봉(1천5백67m)→천제단(1천5백61m)→망경사→반재→당골매표소 코스는 8.4㎞. 느긋이 걸어도 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태백산 등산 코스 중 가장 짧고 쉽다.

반대 방향 코스는 이보다 힘들다. 당골 매표소→반재 구간은 지루하고 힘든 돌계단이라 초반에 기운을 써야 한다.

눈꽃으로 유명한 산이건만, 올해는 눈이 별로 안 내린 탓에 눈꽃이 예년 같지 않다. 지난 1월 17일 눈이 제법 오고 그 후로는 오지 않았다. 서울 등지에 많은 눈이 내린 설 연휴에도 태백에는 오지 않았다.

기자가 태백산에 오른 지난달 29일, 볕이 잘 드는 정상과 천제단 일대는 잔설이 녹아 맨흙이 드러난 부분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태백산의 명물인 주목에도 눈꽃은 붙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명불허전(名不虛傳). 태백산은 언제든 그 이름값을 한다. 정상인 장군봉에 서면 사방으로 1천5백m가 넘는 고봉들이 구름처럼 둘러서 있다. 눈으로 덮이지 않아 깊은 골짜기며 장쾌한 능선들이 어머니의 젖을 찾듯 태백산을 바라보고 있다. 태백산은 과연 산 중 산이며, 어머니 산이다.

태백산=글.사진 성시윤 기자

*** 여행 쪽지

눈이 별로 안 왔다지만 아이젠은 준비해 가야 한다. 산행 중 반드시 쓰게 된다. 특히 망경사→반재 구간은 일부 등산객이 비닐 부대로 미끄럼을 타며 내려오기 때문에 눈이 다져져 매우 미끄럽다. 현지에서 사면 비싸니 아이젠이 없는 사람은 출발지에서 구입하자.

일단 대중교통으로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 또는 태백역(033-552-3100)까지 간 뒤 시내버스 또는 택시를 타고 유일사 매표소로 간다.

저녁 늦게 태백에 도착해 다음날 산에 오를 계획이라면 유일사 매표소 인근의 민박촌에 여장을 푼다. 이른 새벽에 당도했다면 태백 시내의 24시간 사우나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시내에 4곳이 있으며 역 또는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 요금으로 갈 수 있다.

오전 및 낮 시간대의 경우 유일사 매표소행 시내버스는 오전 6시25분, 7시5분, 7시55분, 8시15분, 10시30분, 오후 12시20분, 1시20분에 태백 시내 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택시를 타고 유일사 매표소에 갈 경우 미터기 요금에 50%의 할증 요금이 부과돼 모두 1만2천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 택시 정류장에서 유일사 매표소까지 함께 갈 길벗을 구해 요금을 나눠 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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