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28> 간부로 갓 승진했는데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회사에서 부하 직원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에 이제 막 올랐습니다.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 리더로서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미국 시카고에서 크리스토퍼 핀레이)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분명히 강조해야

A: 비즈니스 리더의 지위에 갓 오른 사람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는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주제입니다. 아니 10여 권을 쓸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질문하셨으니 일반적인 조언을 먼저 드립니다. 부하 직원들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시계의 초침이 한 번 움직일 때마다 한 가지씩 배운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많이 물어보고 답을 구하려고 노력하십시오. 경쟁이 주는 스트레스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시장 상황이 당신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십시오. 당신의 목숨이 달려 있는 고객을 직접 찾아가야 합니다. 특히 최근 당신 회사와 결별한 고객에게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일일이 열거하려면 끝이 없습니다.

우리 부부가 생각하기에 비즈니스 리더 반열에 갓 오른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는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알아야 부하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는 회사의 크기나 비즈니스 성격과는 무관한 보편적인 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성격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하들이 당신의 원칙과 주안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당신 스스로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내가 중시하는 것은 무엇이다’라고 끊임없이 말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일장 연설을 하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본디 커뮤니케이션은 쌍방향입니다. 비즈니스 리더는 조직 내 사람들과 ‘대화’해야 합니다.

특히 위기나 변화의 순간 당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위험에 빠집니다. 가장 최근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얼마 전 어린이건강보험(SCHIP)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우리가 이 법안을 구구절절이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전체와 공화당 일부 의원은 앞으로 5년 동안 어린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예산 350억 달러를 증액한다는 법안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이미 각급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어린이 규모를 660만 명 수준에서 약 1100만 명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런 법안을 부시 대통령은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거부했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백악관은 가능한 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슬쩍 거부권 행사를 알렸습니다. 그는 부모가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어린이 건강을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의료정책으로 가려는 위험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물론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닙니다. 대통령 자신의 이익뿐 아니라 2008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막이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은 당당하게 나서야 했습니다. 국민이 보는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왜 거부권을 행사했는지 명료하게 설명해야 했습니다. 세간의 의구심을 명쾌하게 정리하는 게 바람직했습니다.

논쟁 중인 사안을 판단할 때 리더는 가능한 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 바람에 부시 대통령은 리더십 공백을 야기했습니다. 반대편이 들고 일어나 ‘어린이 건강에 무심한 대통령’이라고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주었습니다.

당신은 부시 대통령의 예를 통해 정치판이나 비즈니스 세계가 같다는 점을 간파했을 것입니다. 특히 조직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동안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분명히 해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판의 반대세력처럼 다른 사람들이 ‘무능한 사람’ 또는 ‘우유부단한 사람’ 등으로 당신을 색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