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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노 대통령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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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일 서울 종로구 ‘토탈미술관’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中)가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左), 조인숙 바리건축 대표(右) 등 현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차 한잔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감세론 등 한나라당의 정책을 비판하며 "이렇게 하면 정치와 나라가 망한다. 보수주의 미래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해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토탈미술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간담회가 끝난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서다.

노 대통령의 비난에 일일이 대꾸해 논란의 빌미를 만들어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읽혔다.

이 후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무소속 출마설이 돈다'는 질문엔 "그래요? 경쟁자가 한 명 늘었네. 그런데 난 그렇게(이 전 총재가 출마하리라)생각지 않는데…"라고 말했다.

'BBK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에 대해 묻자 이 후보는 "생각이 있을 게 뭐 있나. 생각이 없다"고 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선 "그 당(신당)에 가서 물어보라"고 무관심해했다.

'차 한잔의 대화'란 제목의 간담회에서 20여 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이 후보에게 각종 제언을 쏟아냈다. 사회는 이 후보의 측근인 배우 유인촌씨가 맡았다.

▶김영세(이노디자인 대표)="문화가 문화에 머물지 않고 비즈니스로 이어져야 한다. 미래는 창의적 경쟁력에 좌우된다."

▶김한영(전 MBC PD)="문화와 경제가 별개가 아니다. 경제란 뿌리가 튼튼해야 문화란 줄기와 잎이 나온다."

▶이강렬(문인협회 사무총장)="멋진 정책자료집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박력 있게 문화 정책을 실천해 달라."

▶신달자(시인)="(미당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낭독한 뒤)문학인들끼리 주고받는 문학이 아니라 광화문에서, 청와대에서도 시와 노래가 불렸으면 좋겠다."

▶이현승(영화감독)="한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문화도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늦은 밤 자택에서 케이블 TV 영화 보기를 즐기는 이 후보는 "집에서 영화를 일주일에 두 편씩 보고 평소 문화.예술인들을 많이 따라다닌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목표는 3만 달러, 4만 달러 소득을 만드는 것이지만, 소득이 올라가는 것 이상으로 문화국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문화도 경제'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예산 낭비를 뜯어 보면 연간 20조원이 넘는다"며 "(낭비 예산을) 10% 줄이면 문화.예술과 복지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승욱.이종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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