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해임된 정명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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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프랑스 바스티유오페라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은 鄭明勳음악감독겸 상임지휘자가 14일 駐佛 한국특파원들과 공동회견을갖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바스티유오페라의 처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전혀 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나는 지난 5년동안 너무 잘 해왔고 아무런 트집 잡힐 일을 한것이 없다.내가 2000년까지 재임토록 계약체결을 교섭해온 사람이 바로 장 피에르 쿠뤼젤이었고 그때 그는 스 스로 계약이 잘 됐다고 말한 사람이다.이 계약은 법적으로 잘못 된 것이 없다.소송에는 최소한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재판을 해도 된다고 꾸민 것같다.』 -소송을 하겠는가.
『재판할 수밖에 없다.나의 계약문서는 분명 정부가 서명한 문서다.프랑스 사람조차 창피해 죽겠다고 한다.정치적으로 권력을 장악했다고(에두아르 발라뒤르 우파정권을 말함)그런 고용과 해고를 마음대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 심경은.
『누군가가 나에게 한국인.동양인으로서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전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전혀 없다.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이 韓國을 방문했을 때도 나에 대해 격찬을 해주었고 장크 랑 前문화장관도 굉장히 나를 아낀 것으로안다.일이 너무 우습게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소송문제는 어떻게 하겠는가.
『소송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음악인으로서,예술가로서 이런 부당한 일을 단 한번이라도 받아들인다면 그 예술인은 죽은 것이나마찬가지다.그대로 묻어둔다는 것은 예술가를 죽여도 아무 생각없이 행정가의 논리에 따르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내가 바스티유에 연연해 거기에서 오래도록 있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내가 있는 동안 바스티유와 나의 관계는 결혼관계와 같아 내 생활의 90%를 차지해 왔다.바스티유에 오랫동안 몸담은 것보다 더큰 뜻은 훌륭한 음악가가 되는 것이 다.』 -지난달 13일까지회신을 보내지 않으면 해약한다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사람들은 그후에도 같은 내용으로 두세번씩 통보를 보내왔다.』 -앞으로의 계획은.
『개인적인 연주계획은 바스티유 재임때 이미 짜여 있어 앞으로2년간은 다른 계획이 있을 수 없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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