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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편대신 대구서 국회의원 당선 玄慶子 신민당의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일찍이 출세가도를 달리던 남편의 內助者에서 하루아침에 지역구국회의 원으로 변신한 玄慶子의원(47.신민당).남편인 朴哲彦 前의원의 명예회복을 위해 정치적 동반자가 되겠 다며 출마,화제를 낳기도 했으나 여전히 남편의 빈자리를 메우는 「시한부 의원」이란 견해도 만만치않게 제기되고 있다.대구에서 당선, 14대국회의 유일한 여성 지역구의원으로 기록될 玄의원을 서울양재동 자택에서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당선을 축하합니다.玄의원의 당선을 놓고 항간에선 남편인 朴의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것일 뿐이란 말이 있습니다.스스로어떻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까.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국회의원 출마란 저 자신도 처음에는 생각지 못한 일이었으나 선거운동을 하면서 대구 지역구민이 얼마나 저를 간절히 원하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선 여자가 여자를 찍어주었다는 점에서도 이전하고는 크게 다릅니다.제가 남편을 대신해 선거에 나서긴 했지만당당히 선거를 통해 지역구에서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으로 최선을다하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의원에 당선된 뒤 朴前의원은 무슨말을 하시던가요.
『당에서 당선환영회를 열어준 지난 4일 오후 면회를 갔었습니다.처음엔 어지러운 정치판에 아내마저 들여보낼 수 없다고 반대했던 남편은 저의 건강을 염려하는 말을 여러번 되풀이 했고 지역구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 -남편의 뒤를 이어 정치에 나서는 일이 우리 헌정사에서는 처음있는 일입니다만,외국에서는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前대통령,스리랑카의 반다라나이케 前수상등 남편의 뒤를 이어 정치인으로서 훌륭히활약한 여성들이 많지 않았습니까.자신의 입장을 이들과 견주어 생각해 본 일은 없습니까.또 다음 선거에도 출마하실 생각입니까.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단지 대구시민과 수성구민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겠다는 생각 뿐입니다.아키노여사는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정치에 나섰지만 저는 3개월후면남편이 출감하게 되고….나머지 임기동안(1년2개월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고 그래도 지역구민이 또 저를 원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 볼 것입니다.』 -국회안에서 어떤 분야의 활동에 주력하실 계획입니까.
『아이들의 교육문제,환경오염문제에 특별한 관심이 있습니다.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건강한 정신을 가진 건전한 시민으로 길러내는 그런 교육이 돼야한다는 생각입니다.저희집만 해도 제가나환자촌이나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때때로 아이들을 데리고간 것이 아이들의 인성발달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남을 생각할 수 있는 봉사활동등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여자는남자처럼 너무 당당하게 나서도 욕을 먹고,살림을 못해도 손가락질 당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풍토라며 일하는 여성의 고충을 설명한 그는 「여자라 못한다」는 소리는 정말 듣고싶지 않다고.
1947년 경북 현풍에서 출생한 그는 한양大 역사학과,연세大교육대학원(역사교육학)에서 공부했다.朴前의원과의 사이에 지영(24.연세大대학원 정외과).상영(22.美보스턴大 성악과).종현(20.고려大 경영학과)등 2녀1남을 두고 있다 .
〈李貞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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