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연못 苑池 전모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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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주 분황사 동쪽에 위치한 신라시대 정원연못 유적(원지.苑池)의 전체 모습이 4년여의 발굴작업 끝에 드러났다. 신라 정원연못이 발굴된 것은 안압지(雁鴨池), 용강동 원지(龍江洞園池)에 이어 세번째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일 원지 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 2개의 인공섬과 건축물인 전각(殿閣)부지 등 관련시설과 함께 1천3백3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발굴은 '황룡사지 전시관'건립예정 부지 7천4백여평을 대상으로 1999년 시작돼 2001년 원지 유적 일부를 발견했으며, 최근 작업이 마무리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원지는 인공섬 2개를 중심으로 축대.계단.수로.전각부지.담장.육각형 건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담장 외곽에는 각종 건물터와 함께 우물.보도.담장 등 생활시설 흔적이 나타났다. 원지는 약 3백17평 규모로 남북으로 46.3m, 동서 26.1m에 총둘레 1백93m로 조사됐다. 이는 안압지의 15분의 1 크기다.

출토 유물로는 와전(瓦塼)류와 토기.자기.금속류 등이 나왔다. 특히 화려한 문양의 기와와 벽돌금동판보살좌상(金銅板菩薩坐像), 금동신장상(金銅神將像), 압수배(狎首杯.오리머리손잡이 잔)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안압지가 왕궁의 정원이었다면 이번 유적은 왕실 사찰인 분황사와 관련이 깊은 정원으로 보인다"며 "신라시대에 1차 조성된 뒤 통일신라시대에 대규모 개.보수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5일 문화재 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굴성과를 발표하고 유적 보존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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