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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우편 기업문화 풍속도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정보처리업체인 STM(대표 金永泰)직원들의 명함에는 전자우편주소(ID)가 표기되어 있다.직원들의 이름 앞에 붙어있는 ID는 社內 정보교환과 문서결재때 사용하는 전자우편의 주소다.이 회사는 91년말 金永泰사장의 지시에 따라 모든 결재서류를 전자우편으로 주고받게 됐다.
불과 몇달만에 이 회사의 내부 결재문서는 사라졌다.모든 서류는 전자우편이 연결된 컴퓨터에 파일로 저장돼 있어 필요할 때 불러내거나 인쇄하면 된다.
문서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업 문화도 바뀌었다.
임원들이 사장실 앞에서 결재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없어지고사원부터 과장→부장→담당임원까지 3단계 결재가 모두 전자우편을통해 이뤄져 업무처리가 매우 빨라진 것이다.
또 전국에 사업장이 떨어져 있어 정보공유에 어려움을 겪던 문제도 사장의 지시사항과 모든 업무연락이 서울 여의도 본사와 동일한 시간에 전자우편으로 전달돼 직원들은 단시간에 모든 사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 모든 임직원이 출장중에 노트북을 들고 다니게 된 것도 새로운 기업문화의 하나.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모뎀을 통해 전자우편을 사용할 수 있어 해외에 나가서도 회사 소식을 알 수있고 전화나 팩스에 의존해온 보고를 대신하게돼 업무능률이 크게높아졌다.
한국IBM은 83년부터 「프롭스(PROFS)」라는 社內 전자우편을 활용해 왔다.
서류 결재부터 업무연락.신기술 동향정보등 중요한 내용들이 전자우편에 모두 들어 있어 이 회사 직원들은 프롭스가 없으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여기에 여러 기능을 추가,일상업무는 물론 취미 동호회 소식.경조사.중고물물교환등 사내의 모든 정보가 전자우편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社도 87년 회사 설립 때부터 전사원이 전자우편으로 미국 본사와 업무결재를 해왔다.
미국 연구소에서 개발된 최첨단 기술이 전자우편 「신기술」란에게재돼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중.대형 컴퓨터를 판매하는 한국디지탈의 전자우편 사용은 특이하다. 한국지사의 직원이 미국 본사 회장 앞으로 전자우편을 보내면 반드시 정해진 시간안에 회신이 온다.규정도 그렇게 되어 있다. 올 초 삼성데이타시스템도 전사원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전자우편ID로 부여해 사내정보 공유와 문서결재를 전자우편으로 하도록 했으며 출장비등을 전자우편을 통해 은행계좌로 입금하는 무전표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사원 直訴제도인 스피크업(Speak up)기능을 전자우편에 추가해 「사장에게 바란다」라는 건의 게시판을 마련했다.
이 제도는 익명으로 메시지를 보내 건의된 사항은 비밀을 보장하고 사장이 직접 당사자에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의사소통을이루고 있다.
전자우편의 활용에 대해 이화여대 전산과 趙東燮 교수는 『앞으로의 기업 경영에 있어서는 정보가 가장 중요하고 신속한 경영층의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컴퓨터통신을 사용한 전자우편의다양한 활용이 경영의 승부를 좌우할 수단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金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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