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東의 새로운 평화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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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분쟁의 땅 中東에 평화의 바람이 분다.8일 요르단 아카바港에서 열린 이스라엘-요르단 국경개통식은 46년간 굳게 닫혀있던 양국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中東평화를달성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현재 추진중인 中東평화 노력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하나는 중동평화의 당사자들외에 선진諸國도 참여하는 多國간 교섭,다른 하나는 당사자들 사이에 이뤄지는 二國간 교섭이다.
이중에서 최근 눈부신 진전을 보이는 것은 바로 2국간 교섭으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PLO와의 평화교섭 성공에 이어 지난달 25일 요르단과도 적대관계를 청산,이제 레바논과 시리아와의 교섭만을 남겨놓고 있다.이스라엘은 최근 가장 難題인 시리아와도 비밀교섭을 추진하고 있다.이라크와도 비밀접촉을 벌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8일 이란-이라크전쟁 終戰 6주년 기념연설에서 「이슬람정신과 이웃간의 友誼」에 입각한우호친선관계 수립을 이란에 제의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지금 중동은 분쟁종식을 위한 好機를 맞고 있으며,이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끌고 갈수 있는가 하는중대 고비에 처해 있다.
그러나 불안요소 또한 적지 않다.오는 9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요르단江 서안과 가자지역의 팔레스타인 자치국가 설립을방해하는 이스라엘 정착민 세력,이스라엘과의 타협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회교원리주의세력,그리고 팔레스타인 자치 국가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소요등은 평화노력을 언제든 無爲로 돌릴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면 중동엔 새로운 변화의시대가 열릴 것이며,이같은 변화는 장기불황에 빠진 세계경제 회복과 冷戰체제 붕괴후 혼돈상태에 있는 세계질서의 평화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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