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자형 다리' 콤플렉스 오 맙소사! 관·절·염

똑바로 서 차려 자세를 취해도 무릎사이가 벌어지는 것. 흔히 말하는 ‘O자형’다리다. 보기 흉할 정도가 아니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방치하면 관절에 치명적이다. 관절염으로 고생을 겪기 십상인데다 심해지면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까.

쪼그린 자세가 연골 손상 불러
O자형 다리는 주로 선천적이지만 외상을 입은 경우 발생하기도 한다. 사고나 과다한 운동으로 무릎 안쪽 연골이 손상되면 체중이 쏠리면서 증세가 심해진다. 다리가 휘는 것은 물론 관절염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선천적인 경우 진행은 더 빠르다. 참기 힘든 통증도 문제지만 여름철에 치마나 반바지 입을 엄두도 못낼 만큼 보기에도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관절염 환자가 많다. 앉아서 생활하는 문화 탓이다. 쪼그려 앉아서 하는 빨래나 걸레질, 화장실 사용 등이 모두 관절에 무리를 준다.
엎드린 자세로 걸레질할 경우 무릎 앞쪽에 실리는 무게는 체중의 7∼8배에 달한다. 특히 O자형 다리인 경우 정상보다 무릎 안쪽에 가해지는 힘이 커 연골 손상이 심하다. 지속되면 무릎 안쪽에서 시작된 관절염이 무릎 전체로 퍼질 수 있다.
　
가벼운 산행·수영·자전거 타기가 좋아
정광암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O자형 다리를 가진 사람은 평소에 관절을 철저히 보호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방석보다는 의자에 앉고, 계단 오르기 등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라톤·등산 등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은 피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수영·자전거 타기로 무릎관절 주변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수영은 물의 부력이 체중에 의한 충격을 완화해 바람직하다. 산행은 완만한 경사에서 3㎞정도를 1시간 안팎 걸으면 알맞다.

전문가들은 “관절염은 조기치료가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평소 운동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무릎에 통증이 심하고 무릎사이가 주먹 하나 이상 벌어져 있다면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O자형 다리에 관절염이 중기 이상이라면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완전히 손상됐다면 인공관절을 넣어야 하지만 연골이 어느 정도 살아있고 뼈와 근육이 튼튼하다면 변형교정술이 효과적이다.
변형교정술은 자신의 관절을 유지하면서 종아리뼈를 반듯하게 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고루 분산시키는 방법이다.
　
네비게이션 활용 수술 정확도 높여
변형교정술이 끝나면 무릎이 정상인과 다름없이 굽혀지고 테니스나 에어로빅, 힘든 일 등 격렬한 활동까지 가능하다.
인공관절 수술이 10∼15㎝를 절개하고 수술 직후 통증이 심한 반면 4∼5㎝만 절개하고 통증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특히 인공관절은 수명이 15년 정도여서 교환이 필요하다.
염증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 더욱이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은 전문의들도 골치를 겪을 만큼 쉽지 않다. 수술 후 정상인보다 무릎이 덜 굽어지는 것도 단점이다.

변형교정술의 평균 시술시간은 40∼50분. 3∼4일의 입원치료가 필요하고 보행까지는 4∼6주가 필요하다. 완전히 회복되기까진 6개월 쯤 걸린다.
컴퓨터를 이용, 수치를 정확히 계산해 시술하는 내비게이션 변형교정술은 수술 성공률을 한층 높였다. 국내엔 5년 전 도입됐다.
정 과장은 “최근 1년 간 내비게이션 변형교정술을 받은 환자 80여명 중 98%가 수술 후 정상을 회복했다”며 “수술 2개월 후 90%가 통증이 사라졌고 10%도 경미한 통증만 느낄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yiks@joongang.co.kr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도움말= 목동힘찬병원(himchanhospital.com/02-3219-9114)

O자형 다리 예방을 위한 스트레칭
① 양발을 평행하게 놓고 양다리를 붙여 똑바로 선다.
② 허리는 평행하게 놓고 무릎을 구부린다.
③ 무릎과 허벅지 근육이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유지한다.
④ 다시 바로선 자세로 돌아가 10회 반복한다.

※ 무릎을 구부릴 때는 무릎이 발가락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한다. 탄력밴드를 이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