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권력승계 이상기류論.정상論나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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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는 8일로 金日成 주석 사망 한달을 맞는 平壤은 국가 최고지도자 有故 상태가 지속중이다.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신호가 金正日체제 등장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金正日의 국가주석 추대및 노동당 총비서 선출 소식은 없는 상태다.
현재 정부와 학계에는 金正日 권력승계 지연 문제를 놓고「이상기류論」「정상論」등 두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 일각에서 내놓는 이상기류論은 최고 권력자 有故상태가 한달이나 지속되는것 자체가 金의 후계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金正日이 지난달 11일 방영된 북한 TV의 빈소 장면에서 인민무력부장 吳振宇에게 다가가 귓엣말을 한 점▲지난달 20일 추도대회가 아무런 이유없이 단축된 점▲7.27 전승기념일에 金正日이 불참한 것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한마디로 平壤에서는 현재 심각한 권력 투쟁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묘한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들은 특히 金日成사후 권력 배분을 둘러싸고 권력층 내부에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그러나 정상論쪽에서 보는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그같은 관측에 대해 북한을 서방 세계式 관점으로 해석할때 생기는 착오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사회가 갖는 특수성에 비추어 볼때 金의 권력승계 작업은 극히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며 다만 공식적인 권력승계 시기가 당초우리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본다.
그 증거로 지난달 8일 金日成이 사망한 이래 金正日의 권력승계 작업이 추도대회(7월20일)→黨.政.軍 충성 결의대회→金正日에 대한 충성의 편지 보내기등이 북한 전역에서 계속중이며 권력 암투등의 특이한 징후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북한 지도부가 지난 1일 金주석 사망이후 최초로 CNN을 平壤에 불러들인 점▲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2일 社說을 통해 계승문제가 완결됐다고 주장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日本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게이오大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교수도 3일 산케이(産經)신문을 통해『金正日이 노동당 총비서와 국가주석에 선출됐다는 발표가 없다고 해 후계 체제에 이상이있는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결국 권력승계 작업은 느리기는 하나 계획대로 진행중이며 다만공식적인 승계 시점이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다만 忠孝를 특별히 강조하는 북한 특유의 사회주의 행태에서 金日成 사망때 비밀 정치국 회의등을 통해 이미 권력을 장악 했을 金正日로서는 자신의 아버지 喪이 끝나자마자 화려한 권력승계 행사를 갖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또다른 이유로 향후 권력 구조와 인사,그리고 정책 노선을 포함한 권력층 내부의협의를 꼽을 수 있다.
金의 권력승계에 앞서 北韓은 국방위원장과 국가주석직 겸임 문제를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충원,노동당 중앙위 조직및 선전비서.부주석 선임등을 결정해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문제를 내부적으로 조정키 위해서는 어차피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때 金正日은 늦어도 8월말이전에 권력승계 작업을 마무리짓고 최고인민회의등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북한의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전망된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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